사상 최초로 9~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다뤄질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일단 미국을 방문하는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 조명록(趙明祿) 군 총정치국장(인민군 차수)은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 등 명목적 실세가 아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자 가장 신임을 받는 북한 군부의 최고 실세다.
때문에 협상에서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 부위원장이 직접 워싱턴을 방문한다는 점에 미국측은 북한측이 외교적 허례허식을 벗어나 실질적인 담판을 짓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고 이에 걸맞은 실질적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측은 일단 한국전쟁 이후 체결된 정전체제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포괄적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대미외교에서 실무역할을 한 강석주(姜錫柱) 외무성 제1부상이 동행하는 점으로도 북·미간의 제반 현안을 포괄적으로 타결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간의 현안은 1994년 제네바 핵기본 합의의 연장선인 경수로 건설을 포함한 핵동결 이행을 비롯, 미사일과 테러지원국 해제문제 등인데 미국측은 조 부위원장의 방미를 계기로 북·미 수교협상과 이러한 현안이 일괄타결되는 수순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이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적극적 개방외교를 펼치고 있지만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국가로서의 자격을 누리기에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전제하며 “조 부위원장과 바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진솔한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같은 기대에 대해 북한측은 테러지원국 지정해제가 가장 선결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물론 서방측과의 정상적인 교류와 지원 등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이 대북한 제재조치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 확실하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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