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10월13일을 넘겨야 금배지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지.”여야 의원들은 요즘 초조한 마음으로 선거사범 기소 시한인 10월 13일이 지나가기를 고대하고 있다. 선거법이 비현실적으로 돼있어 법정 선거비용을 비롯한 선거법 규정을 제대로 지킨 지역구 의원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대다수 여야 의원들은 혹시 자신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될까봐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숨죽여 지내고 있다.
자민련의 한 의원은 “의원들은 자신의 선거운동원이 양심선언을 통해 금품 선거를 폭로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며 “실제로 당선자들의 약점을 파악, 협박하는 선거 브로커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의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들은 10월13일까지는 지구당에서 당직도 개편하지 않고 큰소리도 치지 않는다”며 “은근히 양심 선언 가능성을 흘리는 선거운동원을 달래기 위해 외국으로 위로 출장을 보내주거나 또다시 금품으로 입을 막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도 “일부 핵심당원들이 부정선거를 폭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 8월 전당대회 때도 대의원들을 맘대로 교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도 “다른 후보 측에서 나의 선거운동원들에게 양심선언을 하라고 부추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기소 시한까지는 금배지 다는 것도 신경쓰인다는 의원들도 있다”며 기소 시한 단축을 주장했다. 국회 관계자는 “13일이 지나면 상당수 의원들이 지구당 정비에 나서는 데다 중앙 무대에서도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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