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의 해외 탈출을 막아라.'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정보기관들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의 해외탈출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베오그라드 발 항공기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선데이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밀로셰비치의 도피처는 그동안 유력한 것으로 관측돼온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밀로셰비치는 중국에 2억달러의 비밀계좌를 가지고 있다.
이와 관련, 밀로셰비치의 개인 금고를 관리하고 있는 보르카 부치치(여)가 지난 6주동안 두 번 이상 베이징(北京)을 다녀왔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말했다.
부치치는 20여년 전 밀로셰비치와 베오그라드은행에서 함께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재정을 보좌해왔으며, 현재 국제경제기구 담당 장관으로 일하고 있다. 밀로셰비치의 측근들도 도피처의 비자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극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로셰비치 정권은 전쟁자금 조달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예금계좌를 동결한 직후인 1990년대 초 국가예산에서 50억달러를 횡령, 돈세탁을 거쳐 키프로스 레바논 중국 등에 은닉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밀로셰비치 가족의 행방도 현재 오리무중이다. 신경쇠약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 아들 마르코와 딸 마리아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재산을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고의 담배제조 및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마르코가 밀로셰비치의 고향인 포자레바치에서 지난해 7월 개장한 대규모 놀이공원 '밤비파크'와 '마돈나 카페'가 최근 문을 닫았다고 지역 관계자들이 말했다.
서방은 밀로셰비치가 자가용 비행기로 헝가리나 루마니아를 거쳐 러시아로 탈출한 뒤 러시아 당국의 묵인 하에 중국으로 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의 시도는 쉽게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미국 관리들은 강조한다.
나토 회원국인 헝가리와 가입을 희망하고 있는 루마니아 정부가 세르비아를 출발하는 자가용 비행기를 강제 착륙시킬 요격기들을 대기시켜 놓고 있기 때문이다. 나토도 이미 감시반에 자가용 팰콘 제트기나 유고 정부의 공용기인 DC10기를 추적하도록 지시했다고 보스니아의 군사 소식통들이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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