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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뜻밖의 호의, 상식밖의 불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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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뜻밖의 호의, 상식밖의 불친절

입력
2000.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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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터키어과 교수· 터키인 . 한국에 사는 외국인을 가장 놀라게 하는 것들 중 하나는 바로 한국인들로부터 받게되는 뜻밖의 호의나 혹은 특이한 반응이다.그래서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동안 예상치 못한 호의를 받게 되면 금새 한국에 정을 느끼게 된다. 반면 말도 안되는 여러 일들과 부딪치면 이 나라에 대해 애정이 식고 당장이라고 떠나기 싶어하기 마련이다.

올 여름 방학 기간에 우리 부부는 주말을 보내려고 기차로 대천에 갔었다. 떠날 때 돌아오는 표를 구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대천 역에 도착하자마자 표를 사려고 했다. 하지만 구할 수 없었다. 역내에 서성거리던 중 20분만 기다려 달라면서 표를 구해주겠다는 한 사람과 만나게 되었다. 아내와 나는 다른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기차역의 바로 맞은편에 있는 여행사에 가서 우리가 원했던 시간의 표를 구해 우리에게 건네는 주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우리에게 한푼의 수수료도 받지 않았다.

다음날 우리는 대천에서 원산도에 가기 위해 페리보트에 탔다. 조금 이르게 승선했기 때문에 우리는 갑판에서 경치 감상도 하고 가져온 먹거리를 먹으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한 아주머니가 와서 아무 것도 안 사고 쓰레기만 버리고 가는 사람이 정말 싫다며 화를 내는 것이다. 그는 말로만 하는 것이 성에 안찼던 모양인지 같이 여행 중이던 한 일본 친구가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원산도 항구에 도착했다. 하지만 30분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에 가는 교통수단을 찾을 수가 없어 우리는 걸어서 가기로 했다.

항구에서 길을 물어보는 우리에게 한 사람이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자신의 차를 가져와 우리를 해수욕장까지 데려다 주었다. 게다가 이 사람은 항구로 돌아갈 때에도 역시 우리를 데려다 주겠으니 재밌게 놀다 오라고 했다.

한국에서 사는 동안 이런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도 있었고 불쾌한 만남도 있었다. 하지만 가슴 훈훈한 일이 다행히도 더 많았다.

더군다나 전혀 안면도 없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호의의 대부분은 내가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불쾌한 일을 겪게 되면 모든 한국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단지 그런 사람도 있겠지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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