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 두류공원내 문화예술회관앞 광장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김대중 독재정권 범국민 규탄대회’는 정권 퇴진구호로 가득찼다. 연단에 선 연사들도 ‘자신을 왕으로 착각하고 있는 대통령’, ‘하이에나 정권’등 어느때보다 매서운 독설을 퍼부었다.○…연호 속에 등단한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부정선거 축소은폐 사건과 한빛은행 부정대출 사건 등으로 나라의 기본이 완전히 무너졌고 김대중 정권의 도덕성은 쓰레기통에 쳐박혔다”면서 “현 정권 사람들이 이권을 독식하고 있는 이 나라는 그 사람들의 천국”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공적자금 160조원을 만들려면 국민 1인당 360만원, 4인가족마다 1,500만원을 내야한다”면서 “연간 공적자금으로 한 가구당 1년 세금인 1,000만원보다 더 많은 1,500만원을 내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재는 이어 “대통령은 지금 눈도 감고 귀도 막아 국민의 분노와 고통을 못보고 국민의 통곡을 듣지도 못하는 ‘외로운 대통령’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식전행사에서 이병석(李秉錫) 의원은 “대통령이 자신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왕같은 사람으로 착각해 국가위기가 왔다”고 주장했고,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이 정권이 IMF를 극복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은 허리가 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행사에서 이해봉(李海鳳) 대구시지부위원장은 “김정일이 통일대통령이라는 소리가 나와도 대통령은 꿀먹은 벙어리고, 국정원장은 기생처럼 웃음만 팔고 있다”면서 “30년 3김 정치도 지긋지긋한데 이제는 김정일 눈치까지 보는 4김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재섭(姜在涉) 부총재는 “햇볕정책은 김정일을 태양처럼 받드는 태양정책이며, 박지원(朴智元) 전 장관에 대한 수사는 안하고 이운영(李運永)씨 개인비리만 찾는 현 정권은 약자를 괴롭히는 하이에나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대구, 경북은 한나라당의 친정”이라며 지역감정 자극성 발언으로 운을 뗀뒤 “북한에서 달라는 대로 퍼 주는 이 나라는 내치(內治)는 없고, 북치(北治)만 있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정창화(鄭昌和) 총무는 가요‘사랑의 미로’가사에 빗대 “5년만 참자고 그토록 다짐을 했건만 김대중정권은 알 수가 없어요”라고 비꼬은뒤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일을 껴안던 그 마음으로 한나라당과 이 총재를 껴안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집회에는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와 김덕룡(金德龍) 의원 등을 제외한 소속의원 110여명이 참석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부산집회때보다 훨씬 많은 많은인파가 모였다”고 주장했다.
/대구=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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