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동티모르 파병 연장안을 처리한 국회 본회의는 자민련의 ‘몽니’때문에 예정보다 2시간 늦은 오후 4시에야 열리는 등 진통을 겪었다.민주당이 민국당과 무소속 의원 4명에게 SOS를 치는 등 어렵사리 의결정족수(137명)를 채웠으나 자민련은 “이만섭(李萬燮) 의장은 파병연장안을 직권상정하면서 국회법은 상정을 거부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2시간 동안 본회의입장을 거부했다.
이 의장의 공개해명 요구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총에서 이재선(李在善) 정우택(鄭宇澤) 정진석(鄭鎭碩) 의원 등 소장파들이 주도했다. 김종호(金宗鎬) 총재 대행 등 지도부는 난감해 했지만 결국 이양희(李良熙) 총무와 정진석 수석 부총무 등 총무단이 이 의장을 항의방문 하는 사태로 번졌다.
자민련 총무단은 의장실을 방문,“직권상정한 파병연장안만 시급하고 국회법과 민생법안은 급하지 않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이 의장은 예상외의 방문에 당혹해 하면서도 “파병 연장안은 다른 법안과 달리 이달 말이 시한”이라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 의장은 이들과 20분 넘게 입씨름을 벌였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가 급하게 달려와 무마에 나섰고 본회의에서 5분발언으로 자민련 입장을 알린다는 절충점이 마련됐다.
이에 앞서 자민련은 마포당사에서 열린 당무회의에서도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총재직 사퇴를 주장한 강창희(姜昌熙) 부총재의 발언을 놓고 강온으로 나뉘어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본회의를 앞둔 자민련의 몽니는 “우리가 들러리 여당이냐”며 부어있던 소장파들의 행동이 다시 한번 표출된 사건이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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