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장관급회담 이틀째인 28일 남북 대표단은 첫 공식회의를 갖는 등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대표단은 오후에 한라산과 항몽유적지를 참관했다.○…1차 회의는 오전 10시45분부터 12시15분까지 1시간 30분동안 진행됐다. 김형기(金炯基) 통일정책실장은 회의 브리핑에서 “1, 2차 장관급회담 이후의 진행사항을 총점검하고 향후 회담 방향을 설정하는 자리였다”며 “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회의는 9시45분께 박재규(朴在圭) 남측 수석대표가 전금진(全今振) 북측 단장 방으로 찾아가 비공식 단독 접촉을 갖는 바람에 45분 정도 지연됐다. 두 대표는 오후에도 수차례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1차 회의에 들어가기 앞서 전 단장은 최근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의 UN연설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전 단장은 “UN 무대의 만국 대표 앞에서 북남의 역사적인 상봉이 한국의 포용정책 결과라고 연설했는데 이는 조금 맞지 않는다”고 운을 뗀 뒤, “공동선언이 어느 일방의 것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거꾸로 북의 정책의 산물, 승리라고 하면 좋겠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 수석대표는 “대북정책의 기조와 이행방식이 북측과 다른 데서 온 오해”라며 양해를 구했다.
○…식량문제도 화제에 올랐다. 박 수석대표가 올해 북한의 작황에 대해 “평년작보다 많이 떨어질 것 같으냐”고 묻자, 전 단장은 “왕가뭄, 태풍, 수해 등 하늘이 잘하지 못해 농사에 곡절이 많았다”며 어려운 사정을 시인했다. 전 단장은 이어 “우리는 단일민족으로서 상부상조하는 미풍이 있다”며 “식량 사정이 어렵게 된 때에 (남에서) 식량을 제공해 주려는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표는 “식량지원 방법을 여러 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성의를 최대한 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북측 대표단은 오후에 한라산 1,100㎙고지인 영실과 항몽유적지인 한림공원 등을 둘러봤다. 당초 이날은 민속촌 만장굴 천지연폭포를 참관하고 다음날 한라산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29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전해져 한라산 등정을 하루 앞당겼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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