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광고, 드라마, 토크쇼에서 '뜨는 10대들' 또는 '10대부터 뜬 아이들'의 세력이 막강합니다. 김민희, 김효진, 배두나, 양미라, 전지현 등이 그렇죠.예쁘다곤 할 수 없는 얼굴, '못난이 모델'이라고도 불리죠. 그런데 이들은 어떻게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을까요?
길거리나 학교 앞에서 캐스팅돼 일약 스타덤에 오른 걸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이 패션 카탈로그 서브모델(보조 모델)로 시작했거나, 이 과정을 겪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겨울 씨 카탈로그를 보면 메인 모델인 탤런트 채림 옆에 김효진이 보조 모델로 서 있죠. 그는 그 후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라는 이동통신 018 CF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여름 씨의 보조 모델로 김하늘 곁에 섰던 김민희도 018 CF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로 스타급 모델로 떠올랐습니다.
배두나는 1998년 아이엔비유의 모델로 출발, 드라마 '학교'에서 이름을 날렸지요. 이밖에 베스띠벨리에서 김희선과 함께 촬영한 차시은이 드라마 '학교'에, 아이엔비유의 박은혜가 영화 '해변으로 가다'에 출연했습니다.
카탈로그 메인 모델로 김희선, 채림, 최지우 등 이미 이름난 탤런트들이 활동하는데 반해 무명의 보조 모델들은 카탈로그에서 출발해 CF, 드라마, 영화로 진출하는 일이 일반적입니다.
우연은 아닙니다. 촬영에 신경을 쏟는 브랜드라면 통상 전국에 매장이 깔려있고 20~30대 소비자를 넓게 포괄하는 '볼륨 브랜드'입니다. 베스띠벨리, 씨, 조이너스, 꼼빠니아, 나이스클랍, 주크 등이 여기 속하죠. 소수층을 겨냥한 브랜드라면 '특정층이 좋아하는' 튀는 모델을 쓰겠지만 볼륨 브랜드일수록 '많은 이들이 싫어하지 않는' 스타급 연예인을 메인 모델로 씁니다.
보조 모델도 1~2명 덧붙입니다. 대중적 스타 모델을 기용하다 보니 전국 매장, 광고, 신문기사 등에 노출과 주목이 잦고 덩달아 옆에 선 서브 모델도 눈에 띄게 됩니다. 저도 가끔 신문에 난 사진 속 모델이 누구냐고 묻는 매니지먼트사들의 전화를 받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유행을 예견하는 패션계의 안목입니다. 지금 떠오른 10대 '못난이 모델'은 "예쁜 척하는 공주는 싫다"는 10대들의 심리와 맞아떨어진 게 인기 요인입니다. 그런데 이 '못난이 모델'을 기용한 것이 디자이너들의 안목이었습니다.
신원의 강민초 과장 이야기. "연예인의 인기 트렌드에 주기가 있다면 최선두에 있는 것이 패션 트렌드다. 디자이너들은 1년~1년 6개월은 앞서간다. 개성적 10대 모델들이 카탈로그를 찍던 1998~99년 패션계는 '키치풍'이 유행이었고 그래서 기용됐다. 이후 방송사, 잡지사, 매니지먼트사들의 문의전화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내년쯤이면 우아하고 예쁘장한 모델이 부상할 것 같습니다. 패션계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경향이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풍이거든요.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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