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귀포에서 진행된 제3차 장관급회담에서 남북이 경협 문제를 총괄조정할 협의·실천기구의 필요성에 합의함에 따라 향후 남북 대화는 평화와 화해·협력이라는 두 축으로 균형감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즉 정례화한 국방장관급회담에서 평화 안보문제를 다루고, 신설될 경제 협의기구를 통해 민족 경제 공동체 기반 마련을 논의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장관급회담은 이같은 기구들과 적십자회담 등 실무기구의 운영을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계속하게 된다.
경제 협의기구에 대한 북측의 긍정적 자세는 지난 1, 2차 장관급회담과 국방장관급회담, 남북 특사회담에 대한 북측의 평가에서도 잘 드러났다. 북측 전금진(全今振) 단장은 그간의 남북대화와 관련, “화해·협력은 우리 시대의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회담에서 경의선 철도 및 문산_개성의 도로 연결, 경제 시찰단 등을 신의 있게 추진해 나갈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즉 6·15 공동선언 이후 진행됐던 남북대화가 대단히 큰 열매를 맺었고 향후에도 성실한 이행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평가를 염두에 두고 남측은 이날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명시된‘남북 경제공동위’를 염두에 둔 경제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북측도 현재 분출하고 있는 경제 현안을 다룰 총괄적이고도 전문적인 협의체가 절실하다는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측은 이번 회담 대표단에 경제전문가인 허수림 무역성 광명성 지도처장을 포함시키는 등 경협문제에 관한 적극적인 의사를 보여왔다.
남북이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경제 협의기구가 신설될 경우 이 기구는 남북 경협의 밑그림을 만들고 경의선 및 신규도로 연결 등을 위한 실무접촉, 경협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실무접촉 등의 운영방안을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구에 참여할 양측의 수석대표는 남측의 재경부장관과 북측의 상급(장관급) 인사가 맡으며, 5명씩의 대표단이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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