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손용문(孫鎔文) 전무가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을 푸는 핵심고리로 떠오르고 있다.검찰이 그동안 손씨를 주목해온 이유는 무엇보다 이 사건의 요체인 이운영씨에 대한 박지원 전 장관의 전화압력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 때문. 이씨는 도피 중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2월 박지원 전 장관으로부터 두차례 대출보증 압력전화를 받고 나서 두 번 다 손 전무에게 알리고 상의했다”고 주장했었다. 이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의 실체 규명은 온전히 손 전무의 진술에 달린 셈. 그러나 손 전무는 검찰에서 이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운영씨가 곤란에 빠졌을 때마다 손 전무를 찾았을 정도로 손 전무와 특수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이운영씨의 주장에 따르면 손 전무는 박 전 장관의 전화말고도 사직동팀 내사에 따른 이씨의 거취문제와 아크월드 박혜룡씨에 대한 대출보증에도 깊숙이 관련된 것으로 돼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손 전무를 추궁, 사직동팀 내사 착수 이후 이씨의 구명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손 전무는 “지난해 4월22일 이씨가 사직동탐의 조사를 받은 뒤 내사사실을 알려왔고, 이후 최광식 사직동팀장을 잘 아는 경찰관을 소개해 이씨로 하여금 사태수습에 나서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손 전무는 또 “평소 알고 있던 사직동팀 이모 경정을 통해 내사경위를 문의하기도 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손 전무가 이운영씨와의 친분관계를 시인한 이상 이씨가 주장하고 있는 여러 의혹 가운데 상당 부분에 대해서도 손 전무를 통한 진위여부의 판가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이 다른 소환자와 달리 손 전무를 25일부터 나흘째 검찰청사로 불러들여 이운영씨 등과 대질신문을 벌이는 등 집중조사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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