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7일 영수회담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한나라당은 처음부터 영수회담을 할 생각이 없었으면서도 당내 등원론을 무마하고 대구 장외 집회로 가기 위한 빌미를 만들기 위해 여야 대화를 이용했다”고 주장했다.민주당이 야당의 총무회담 제의에 ‘희망과 기대’를 갖고 응했지만 야당은 수용 불가능한 요구를 나열, 결국 회담을 결렬시킨 만큼 그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 야당 측의 의도적 협상 결렬에는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의 발언에 따른 파문을 희석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27일 “26일 밤 세번째 회담에서 한나라당 측은 오히려 더 강경한 입장으로 돌변, ‘우리의 요구조건을 5분안에 받아주지 않으면 결렬’이라고 몰아 붙였다”면서 “더 어처구니없는 얘기도 있으나 협상 파트너의 입장을 고려,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총무는 “한나라당이 처음부터 대구 집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당내 등원론자들을 무마하기 위해 영수회담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이날 당 6역 회의가 끝난 뒤 “우리 당은 양보할 만큼 했고 ‘최소한의 성의’가 아니라 상당한 성의를 보였는데도 한나라당은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마치 ‘항복문서’를 받으려는 것처럼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의 협상 자세를 공격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영수회담 원칙 수용 자세에는 변함이 없다며 야당측에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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