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부터 2000년 시드니올림픽까지 3회 연속 꿈의 무대에 출전한 오성옥(28 일본 이즈미)은 한국 여자 핸드볼의 전성기를 일군 주역이다. 그는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번 올림픽에서 정상탈환을 위해 마지막 투혼을 다짐하고 있다.특히 4년전 올림픽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각오는 더욱 새롭다. 한국은 결승 내내 경기를 주도하다가 연장전 끝에 덴마크에 패했는데, 오성옥은 패인이 마지막 순간 결정적인 골 기회를 놓친 자신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마음 아팠던 것은 그날 경기서 아버지의 사망사실도 모른 채 경기를 치렀고 시상식 후 얘기를 듣고 실신했다는 사실.
그런 만큼 이번 올림픽은 잃었던 금메달을 되찾는 것과 함께 하늘에 있는 아버지에게 금메달을 바쳐야겠다는 각오가 남다른 것이다. 지난 해 11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대표팀 합류통보를 받았을 때는 아이 때문에 완곡히 거절했다가 끝내 받아들인 것도 이러한 아픈 사연이 이유가 됐다.
90년대 한국 최고의 여자 핸드볼 스타. 89년 동방여고 2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90, 94년 아시안게임 2연패,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95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발목부상으로 연습을 전혀 못하다가 회복 1주일만에 나선 95세계선수권대회서는 우승의 일등공신이 돼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94년 실업(종근당)과 계약하면서 핸드볼의 억대 연봉시대를 개척하기도 했다.
애틀랜타 올림픽을 마치고 이듬 해 결혼으로 은퇴를 했다가 98년 6월 일본에 진출하며 코트에 복귀했다. 대표팀 선수로 뛰면서도 늘 3살 난 아들(김승구)이 마음에 걸리는 오성옥은 올림픽 금메달을 아들에게 선물로 주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오성옥은 4전 전승, 경기당 평균 32.8골이라는 최상의 성적으로 8강에 진출한 한국의 중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중장거리포와 도움, 강압수비와 게임 리드가 뛰어나 고병훈 감독이 팀 공헌도 1위로 꼽고 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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