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6일 세 차례나 총무회담을 열어 영수회담개최를 통한 경색정국 타개를 모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한나라당은 이날 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특검제와 선거비용 실사개입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라는 기존 당론을 고집했고 민주당은 영수회담과 별개로 중진회담에서 이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르면 금주중으로 기대됐던 영수회담 전망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양당은 “차라리 안만나는 게 좋을 뻔 했다”고 말해 감정대립은 더욱 격해진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29일 대구 장외집회 강행 방침을 밝혀 대치 정국은 더욱 살벌해진 분위기다.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총무는 세번째 협상이 끝난 밤 11시께 “민주당에 아무런 태도 변화가 없다”며“남은 것은 상극과 대결의 정치뿐”이라고 흥분했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도 “민감한 현안에 대한 여야의 사전조율 없이 영수회담을 개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정국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야당이 정치공세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양당이 불신의 벽만 높인 채 헤어진 것은 서로 ‘선(先) 양보’를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한나라당이 국회 등원 여론에 밀려 어려워진 대구집회를 강행할 명분을 찾기 위해 회담을 이용한 것 아니냐”며 극도의 불신감을 보였다.
한나라당측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여전히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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