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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쉬움남은 국방장관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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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쉬움남은 국방장관회담

입력
2000.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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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반세기만에 제주에서 열린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5개항의 공동발표문을 채택한후 26일 끝났다.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청와대로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했다. 대결과 불신으로 일관해 왔던 남과 북의 군사 최고당국자들이 만나 신뢰와 화해의 첫 걸음을 내딛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국방장관 회담은 그 의의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이른바 ‘강성대국’의 주체는 군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권력기반이 ‘군력’임을 밝힌바 있다. 이번 국방장관 회담은 두 정상이 다짐한 공존공영 방침을 양측 군 책임자들이 ‘담보’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배가 된다. 양측이 공동발표문을 통해 6 ·15선언의 이행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기로 합의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6 ·15선언을 통해 양측 정상이 평화공존 방침을 천명했음에도 남과 북의 현실은 냉엄하기 짝이 없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잘 무장된’ 200만명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남과 북이 진정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군사적 신뢰회복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국방장관 회담은 시의적절했다.

양측은 국방장관 회담의 정례화 차원에서 2차회담을 11월 중순 북측 지역에서 개최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한라산이 있는 제주에서 1차회담이 열린 것으로 보아 2차회담 개최지는 백두산이 아닐까 짐작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경의선 복원과 남북 연결도로 개설을 위해 ‘군사실무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비무장지대를 관통, 남과 북을 잇는 철로와 도로 건설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이를 위해 쌍방은 정전협정에 따라 공사기간 중 비무장지대 일부를 개방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하지만 군 직통전화 및 군사공동위 구성, 대규모 군사연습 통보, 군 인사교류 방안 등 우리측의 제안들이 수용되지 못한 점은 여간 유감스럽지 않다. 우리는 일련의 제안들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는 데 꼭 필요한 포괄적 신뢰구축 방안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분단 반세기만에 양측 군사 최고책임자가 만났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다만 평화공존을 다짐한 이상 ‘길을 두고 뫼로 돌아가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1차회담에서 이루지 못한 일은 다음회의에서 꼭 결실을 이뤄야 한다. 북한의 전향적 자세변화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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