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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아름다운 성' 막내려/ 안방극장 性프로 가능성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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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아름다운 성' 막내려/ 안방극장 性프로 가능성 보여줘

입력
2000.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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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기우로 끝나는 때도 있다. 10월 7일 끝나는 SBS '아름다운 성(性)'은 시작 전 제기됐던 선정성 우려와 외설 시비는 기우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이 프로그램은 지상파TV에 처음 선을 보인 성인 대상의 성 프로그램의 방향과 과제를 동시에 던졌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성에 대한 이중적인 인식도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방송사, 시청자, 방송관련 단체의 높은 관심과 논란속에 4월 29일 시작된 SBS '아름다운 성'은 사적 공간에서만 행해지던 실제 성생활과 성정보, 성담론을 공적 공간으로 과감하게 이끌어냈다.

우리 사회에서 성처럼 왜곡과 편견이 난무하고 이중적인 잣대가 적용되는 것도 없다. '아름다운 성'은 지상파TV 에선 성인대상의 성프로는 무조건 안된다는 선입관을 개선했고 남성중심의 섹스관을 지양, 여성의 시각에서도 성 문제를 다뤘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부부생활이나 자녀 성교육, 미혼자들의 섹스등을 단일 주제로 매회 생동감있게 전개함으로써 사람들의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바로 잡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선정적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성에 대한 방송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1회 '부부간 섹스 횟수의 진실'에 대한 것에서부터 20회(23일 방송분) '어린이 성교육 어떻게 가르켜야하나'에 이르기까지 여자의 성욕, 신혼 첫날밤, 피임, 정력의 허와 실, 오르가즘의 실체, 노인의 성 등 다양한 소재로 방송했다.

이 프로는 전개에서도 시청자들이 공감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그동안 일부방송에서 한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의 결론은 현실과 동떨어진 '무조건 자제하라'는 식의 경직된 교과서 수준이었다.

이 프로는 주제별로 관련된 일반인 6~7명이 출연해 자신의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 뒤 같은 주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와 인터뷰, 전문가의 의견이 이어진다.

시청자 정선희(36)씨는 방송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전문가들이 나와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감이 떨어졌는데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본인의 실제 이야기를 하니 공감하는 바가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철 표인봉 등 진행자들의 성을 희화화하는 스타일은 반드시 지양될 점으로 지적됐다. 시청자들이 성을 너무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또한 성문화가 각국마다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킨제이 보고서와 미국의 섹스 습관 등 서구 자료와 정보를 검증없이 일반화해 또 다른 편견을 낳은 것도 개선돼야 한다.

주제를 너무 한정해 사회 문제화하고 있는 사이버 섹스나 스와핑(부부교환) 같은 최근의 성문제를 다루지 않아 성문화의 최근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밖에 심야시간 방송과 화면 상단에 19세라는 표시를 해 청소년을 보지 못하게 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성관련 방송의 청소년 시청에 대한 근본 대책도 마련해야 할 숙제로 남겼다.

박종훈PD는 " '아름다운 성'은 시청자와 방송단체에 자리잡은 성에 대한 금기를 깼다는데 의의가 있고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이 프로에서 지적된 것을 보완한 성인 대상의 성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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