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6주 앞두고 노동절을 고비로 열세를 보였던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반격에 성공, 민주당 대선 후보인 앨 고어 부통령과 막상막하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NN 방송과 유에스에이 투데이 및 갤럽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후보는 지지율 47%를 얻어 46%의 고어를 1% 포인트 추월했다.
노동절 이후 매일 추적여론조사를 벌이고 있는 이들 3사의 조사에서 5~10% 포인트까지 뒤졌던 부시가 고어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부시는 뉴스위크가 지난 주말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1주일전 14% 포인트에 달하던 격차를 2% 포인트까지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부시의 대약진에 대해 일부 선거전문가들은 부시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는 성급한 분석도 내놓고 있다.
CNN 방송의 정치해설가인 윌리엄 슈나이더는 이에대해 “부시 후보측이 의료와 교육문제 등 여성유권자를 의식한 공약을 집중홍보해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만회한 게 주효했다”며 “아울러 지난 주에 출연했던 ‘오프라 윈프리쇼’와 ‘레지스와 함께’등의 프로그램에서 성공적으로 대담했던 점도 효과만점이었다”고 평했다.
이에 반해 고어 진영은 지난주 대조적으로 잇단 악재에 시달려야만했다. 고어는 최근 유세에서 민주당 하원의원 선거공약 홍보자료에 나와 있는 고가(高價) 노인용 처방약의 문제점을 마치 자신의 가족이 직접 겪은 것처럼 거론하고 자신이 20대때 불리기 시작한 노동가를 “자장가로 듣고 자랐다”고 과장했다가 언론에 지적당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상황이 악화하자 민주당측은 23일 부시 진영안의 ‘첩자’에 대해 알고 있다고 자랑해 물의를 일으킨 선거참모 마이클 도인에 대해 정직조치를 내리는 등 긴급처방에 나섰다.
모처럼 환한 얼굴로 “약 10일전부터 고비를 넘긴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부시 후보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 이번 1주간이 주목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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