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신보) 대출보증 외압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 부장검사)는 25일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47·구속)씨로부터 “지난해 5월 신보 손용문(孫鎔文·현 전무) 이사를 찾아가 이씨의 사표제출 경위를 물어봤다”는 새 진술을 확보, 손 전무를 소환 조사했다.검찰은 손씨가 평소 박씨와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손씨를 상대로 박씨와 접촉하면서 지난해 2월 이운영(李運永·52·구속)씨로부터 박지원(朴智元) 전 장관의 대출보증 압력전화 내용을 듣고 대출보증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검찰은 26일 최수병(崔洙秉·현 한전사장) 전 이사장을 소환, 청와대 관계자 요청에 따라 이씨의 사표제출을 종용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손씨는 그러나 검찰에서 “대출보증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며 “최 전 이사장은 이씨에 대한 사직동팀 수사사실을 보고받고 사표를 제출토록 했으며, 상부 압력이나 요청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언론에 ‘최 전 이사장이 임원회의에서 이씨의 사표제출을 종용했다’고 주장한 신보 전 이사 정모(현 고문)씨 등 10여명을 출국금지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씨가 갖고있던 아크월드 전 자금담당 본부장 육상조(陸相朝·46·구속)씨 명함에 ‘99년 2월23일 기(旣) 5억, 증(增) 5억’이라고 씌어있는 점을 확인, 이씨의 15억원 대출보증 요구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육씨가 지난해 3월 대출보증을 받기 이틀전 이씨에게 금품이 든 케이크 상자를 보낸 혐의를 포착, 전달경위 및 금품 액수 등을 조사중이다.
한편 박씨 동생 현룡(賢龍·40·전 청와대 행정관)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4월-5월께 박 전 장관이 집무실에서 이씨의 탄원서를 보여주고 경위를 물으며 어이없어 해 나도 황당무계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지법 영장전담 한주한(韓周翰)판사는 범인은닉 혐의로 전 국정원 간부 송영인(宋永仁)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이씨 주장을 믿고 범행했고 오래전부터 구명활동을 한 점이 인정된다”며 기각했다. 검찰은 영장을 재청구키로 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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