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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지금 '화양연화'띄우기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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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지금 '화양연화'띄우기 주간

입력
2000.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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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왕자웨이 감독의 '화양연화(花樣年華)' 개봉을 앞두고 술렁거리고 있다. 둥젠화(董建華) 홍콩 특별행정구역 행정수반은 22일 저녁 홍콩 문화센터에서 '화양연화' 를 위한 대규모 시사회와 축하 파티를 열었다.5월 열렸던 53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양조위) 수상과 28일 개봉을 앞두고 마련한 대대적인 축하 자리였다.

둥젠화 수반은 이날 "홍콩영화가 지난 황금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후 홍콩정부가 영화산업 지원을 약속하고 특정 영화를 위한 대규모 이벤트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들뜬 분위기는 행사 내내 감지됐다. 영화의 개봉을 알리는 대규모 플래카드가 걸린 행사장에는 300여명의 일반인들이 왕자웨이 감독과 양조위, 장만옥 등 주연배우들을 보기 위해 몰려 들었고, 문화센터 그랜드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500여명의 관람객이 자리를 채웠다.

100여명의 취재진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담느라 분주히 돌아다녔다. '화양연화' 가 칸 영화제 수상작인데다 왕자웨이 감독이 지난 14개월 동안 단단히 마음먹고 찍은 흥행 도전작이기 때문이다.

'화양연화' 는 인생의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을 노래한 홍콩가요의 제목이다. 아내와 남편이 서로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웃집의 두 남녀 (양조위, 장만옥) 의 쓸쓸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반복되는 음악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주인공들의 내면을 왕자웨이 감독 특유의 톡톡 끊는 장면처리로 아름답게 묘사했다.

37세라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청순한 장만옥의 연기와 화려한 의상, 불륜에 배신감을 느낀 남녀가 오히려 불륜에 빠져든다는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가 눈길을 끈다.

영화배경이 1960년대 홍콩이라는 점도 시사회를 찾은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는 11월 말 왕자웨이 감독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도 개봉된다.

영화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왕자웨이 감독의 국내 팬들도 마찬가지다. '중경삼림' '동사서독' 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왕자웨이 감독은 '화양연화'의 10월 21일 국내 개봉에 앞서 10월 6일부터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참가한다.

전작 '해피 투게더' 의 흥행실패를 안타까워한 팬들이라면 다시 한번 기대를 가져도 좋을 듯하다.

홍콩=김관명기자

kimkwm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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