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에 정국 정상화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가운데 여야가 물밑에서 진행중인 접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여야간 막후 대화가 상당히 진전돼 국회 정상화의 선행 조건을 놓고 구체적인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23일 부산집회 이후 “자원 봉사자들이 많이 나서고 있다”고 말해 여야간 비공식 접촉을 부인하지 않았다.
민주당 측에서는 중진 회담의 협상대표로 임명된 박상천(朴相千) 김근태(金槿泰)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과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가 물밑 접촉의 통로를 자임하고 있다.
한나라당 측에서는 이부영(李富榮) 박희태(朴熺太) 하순봉(河舜鳳) 부총재와 정창화(鄭昌和) 원내총무가 적극적인데 이들은 당내에서 ‘국회 등원’을 주장하는 온건파로 분류된다. 대여 강경파로 분류된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도 최근 협상파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들 협상론자들은 여전히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는 이회창(李會昌) 총재 측근들로부터 내부 견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야의 물밑접촉은 박상천-이부영, 이부영-김근태, 박상천-박희태, 정대철-최병렬, 정균환-정창화, 정균환-하순봉 등의 채널이 다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화 접촉이 많으나 박상천 최고위원과 정균환 총무 등은 직접 접촉도 시도하고 있다.
물밑 접촉의 성과가 상당부분 가시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나라당 측이 국회법 개정안 ‘날치기’에 대한 사과 주체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아니어도 좋다고 여지를 보인 점, 민주당 측이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의 대출보증 외압 주장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배후 의혹’ 공세의 수위를 조절한 점 등이 막후 대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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