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다이빙 10m 플랫폼 결승이 열린 24일 시드니 아쿠아틱 센터. 경기전까지 중국의 우승확률은 99.9% 였다.84 년 LA 때부터 16년 동안 이 종목을 휩쓸어왔던 중국 대표팀 왕 밍 감독은 “동메달이나 노려보라”며 경쟁자들을 약올릴만큼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스파르타훈련으로 단련된 ‘다이빙기계’들도 부상투혼을 발휘한 22세의 로라 윌킨슨(미국) 앞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준결승까지 윌킨슨은 504.24로 우승 0순위 리 나(중국)에게 60점 이상 뒤져 있었다. 하지만 입수동작만큼 짜릿한 대반전이 결승에서 시작됐다.
주무기인 ‘뒤로 2바퀴반 돌아 입수’로 마지막 시기에서 75.6을 얻어 리 나를 1.04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이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64년 레슬리 부시 이후 36년 만이다.
지난 3월 체력훈련중 오른쪽 발 뼈가 3조각 났던 그는 7주 동안 병원에 누워 꼼짝도 못했다. 6월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서둘러 다시 다이빙대에 선 그는 아직까지 통증을 줄이기 위해 버선처럼 생긴 카약신발을 신는다.
하루 5~6시간 가까이 쉼없이 훈련하면서 통증을 딛고 수십번씩 타워를 오르내렸다. 입수전 미소를 띤 채로 응원하는 팬을 쳐다볼 정도로 여유만만하다.
그리고 항상 성경의 한 구절인 ‘신이 내 곁에 있는 한 나는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다’고 되새긴다. 원래 체조를 했지만 어머니 린다의 권유로 16세 때 뒤늦게 다이버로 변신했다.
97년 굿 윌게임10m플랫폼서 7명 중 6명으로부터 10점 만점을 받았다. 경기 후 울먹이면서 “나의 작품이 아니라 신의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쟁자들이 아니라 다이빙과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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