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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 제보경위 진술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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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 제보경위 진술 엇갈려

입력
2000.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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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대출보증 외압의혹을 촉발한 사직동팀의 내사착수 경위를 놓고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씨와 이씨의 부하직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이 대목은 사건 전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사안 중의 하나여서 검찰의 결론이 주목된다.21일 체포된 후 자신의 금품수수 혐의와 외압의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온 이씨는 23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사직동팀 내사 착수 경위에 대해 “본인에게 앙심을 품은 신용보증기금 직원들과 박혜룡씨가 공모해 사직동팀에 보복수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불성실한 근무자세와 무리한 대출보증을 이유로 김주경 차장과 이모 부지점장을 경고하고 업체 배당을 제한한 것이 결정적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 부지점장은 이전 지점에서 500억원의 보증사고를 낸 장본인이어서 직원 교육과정 때 누차 경고했으며, 이로 인해 이 부지점장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히 “이 부지점장이 냈던 사고는 최수병 이사장의 보증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이씨는 또 “도피 도중 박혜룡씨와 고교 동창인 김 차장의 제보사실을 알고서 아내와 동문들이 박씨를 찾아갔을 때 박씨가 ‘제보자를 어떻게 알았느냐’며 당황해 했다”고 부연, 두 사람의 ‘친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 차장은 22일 검찰에서 “이씨가 대출보증시 일정비율의 리베이트를 받는 것을 알고 분노를 느꼈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김 차장은 또 “지방의 모지점에 근무할 때 이씨가 부탁한 대출보증을 거절한 적이 있는데, 이후 이씨가 영동지점으로 전근해 와서는 거래업체를 다른 팀의 3분의 1밖에 배당하지 않는 등 노골적으로 무시했다”며 개인적 불만을 덧붙였다.

이씨에 대한 김 차장의 불만을 듣고 3월 초 사직동팀에 제보한 김씨의 고교후배 등도 검찰에서 “당시 이씨의 행위를 듣고 공분을 느꼈다”고 주장, ‘보복수사설’을 부인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이기배 서울지검 3차장, "李씨 대질신문 거부"

서울지검 이기배(李棋培) 3차장검사는 23일 “전 국정원 간부 송영인씨 등 4명 외에도 이운영씨의 도피를 도운 배후에 대해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_수사상황은.

“이운영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2일 저녁 9시께 전 국정원 간부 송영인씨를 범인은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21일 체포된 이씨 대학동창 3명 중 오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_이씨 도피와 관련, 이들 외에 수사대상이 더 있나.

“그렇다. 가담 정도도 계속 수사중이다.”

_지금까지 이운영씨와 대질한 인물은.

“금품을 준 업체 관계자 3명과 박혜룡·현룡씨 형제다. 이씨는 처음에는 진술을 거부하다 입을 연 뒤에는 돈 받은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대질신문이 진행되자 다시 진술을 거부했다.”

_당시 영동지점 차장 김주경씨 등 이씨 부하직원들의 진술은 어떤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당시 지점 분위기와 이씨의 금품수수 정황에 대해 진술이 일치한다.”

_손용문 전무와 이씨 비리를 제보받은 사직동팀 이모 경정은 소환하나.

“조사대상자가 많아 단정할 수 없다. 이 경정은 이미 소환했으며, 손 이사는 연락중이다.”

_최수병 당시 이사장과 최광식 전 사직동팀장은 언제 부르나.

“조사 진행 상황을 봐가며 결정하겠다.”

_이운영씨 수기 원본은 확보했나.

“원본 제출을 거부하며 소재에 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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