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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총련 동포 고향방문에 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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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총련 동포 고향방문에 붙여

입력
2000.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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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조선인총연합회(조련)소속 제 1차 고향방문단 일행 63명이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오늘 낮 대한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 5박6일간의 고향방문 일정에 들어간다. 조련 부의장이자 기관지 조선신보사 회장인 박재노씨를 단장으로 하는 이번 조련 고향 방문단은 70~90대 재일동포 1세대 50명과 수행원 6명, 기자와 촬영사 7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6·15선언에 따른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에 이어 해외동포들에게도 헤어진 가족들과의 재회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 조총련 동포의 고향방문은 의미가 크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간에 흩어진 민족의 재결합 시발이라면 조총련 동포들의 고향방문은 사상과 이념이 다른 해외동포들의 범민족적 재결합의 단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적이나 조총련이 다같이 이번 방문을 ‘1차 방문’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앞으로 추가방문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 아닐까 여겨진다. 방문동포들의 나이가 말해주듯, 이들은 멀리는 1930년대 일제에 강제연행되거나, 2차대전 때 강제징용으로 고국을 떠났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뒤늦게나마 노령의 동포들이 꿈에도 그리던 고국과 가족들을 만나게 된 것은 만시지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조총련 동포들의 고향방문을 보면서 몇가지 상념에 빠지게 된다. 그것은 남한출신인 이들 대부분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대신 북한을 자신들의 고국으로 생각해 왔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은 이념적으로 북측에 경사됐던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또 상당수는 아들 딸 등 직계가족들이 북송돼 사실상 운신을 제한받는 딱한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민다.

정부는 이미 75년 민단을 통해 이른바 ‘조총련계 모국방문’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 95년부터는 ‘조선적’을 버리고 ‘대한민국’국적을 취득하는 사람이 매년 5천명 정도에 달할 정도로 조총련 조직이 붕괴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6 ·15선언으로 남과 북이 평화공존을 선택함에 따라 민단과 조총련의 지루한 ‘제로 섬 게임’도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고국을 위해 헌신해 온 민단의 서운한 감정도 헤아려야 하리라 본다. 조총련 동포의 고향방문과 같은 중요한 사항을 민단과 충분한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듯한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민단측이 강한 배신감을 토로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정부가 대북문제에 너무 앞서 나가려 만 한다는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서도 이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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