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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웍'죽음으로 모는 파괴적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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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웍'죽음으로 모는 파괴적인 사랑

입력
200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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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 째즈·복고취향 느와르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광란의 사랑' 처럼 남녀의 사랑이 파괴적인 경우가 있다. 이들의 사랑은 간절한 만큼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힌다.

뜨거운 사랑이 뿜어내는 맹독성에 취해 남녀는 더욱 사랑을 갈구하게 되지만 결국엔 죽음만이 이들에게 안식처가 될 뿐이다.

불꽃놀이라는 뜻의 '파이어 웍(Fire Works)' 은 모처럼 찾아온 묵직한,. 1950년대 재즈와 분위기가 담긴 복고취향의 느와르이다. 아이들이 생일 파티를 하고 있을 때, 이웃집 여자와 바람을 피우던 아버지가 여자의 남편총에 맞아 죽는다. 소년의 얼굴에는 아버지의 피가 튀지만 소년은 알듯 모를듯 묘한 미소를 짓는다.

아버지의 최후를 '옷을 벗고 있는 이들이 우스웠다' 고 회상하는 남자의 목소리만으로도 이 영화가 꽤나 암울한 것만 같은 인상을 던진다.

이렇게 불행을 맛본 쌍둥이 남매인 마틴 (빌리 제인) 과 캐럴 (지나 거손) 은 세월이 흘러 가정을 꾸미고 산다.

뚱뚱한 아내의 얼굴에 "너무 사랑해" 라고 형식적인 인사를 퍼붓는 장면은 역설적으로 마틴이 얼마나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지 엿보게 한다.

특종을 위해 갱을 추적하다 그들에게 ~i기게 된 기자 마틴은 역시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캐럴을 찾아 가고 둘은 죄악시되는 근친상간에 빠지게 된다.

"사람들은 우리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는 그들의 사랑은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불행한 가정사의 피난처로 둘은 의지가 됐고, 사랑이 싹텄다.

매춘부가 된 캐럴, 사기꾼으로 전락한 마틴은 서로의 인생에 더욱 큰 생채기를 남겨가면서 파괴적인 사랑을 할 뿐이다.

전성기의 말론 브란도를 연상시킨다는 빌리 제인의 매력도 그렇지만 지나 거손의 뇌쇄적인 매력은 느와르의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다.

붉은 빛과 푸른 빛이 교차되는 감각적인 화면은 그들의 고립된 감정을 더욱 상승시키고 재즈는 그들의 파괴적인 사랑을 더욱 음울하게 만든다.

'이것이다' 할 만한 독특한 분위기는 적은 게 사실이지만 굵직한 이야기와 배우는 매력적이다. '겟 어웨이' 의 원작자인 짐 톰슨이 1955년에 쓴 작품으로 CF 감독 출신인 신인 마이클 오블로비츠가 메가폰을 잡았다. 오락성 ★★★★ 작품성 ★★★ /박은주기자 jupe@hk.co.kr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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