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일 대우차에 대한 현대차의 조건부 단독 응찰을 사실상 허용, ‘현대차 끌어들이기’에 나섰으나 당사자인 현대차는 “단독 입찰 의사가 없다”고 밝혀 앞으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정부가 이날 기존의 방침을 뒤집고 엄낙용 산업은행 총재가 제시한 현대차 단독응찰 허용방침을 전격 수용한 것은 현대차를 ‘들러리’로 내세워 GM과의 가격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위한 협상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몽구 현대차회장은 이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차 인수가 현재로선 어렵다. 단독 입찰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혀 앞으로 협상이 정부 의도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차에 대한 정부·채권단의 발언 현대차의 단독 응찰 허용 방침은 19일 “현대가 일정 기간내에 해외 파트너를 유치하는 조건으로 단독 입찰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엄 총재의 발언에서 처음 표면화 됐다.
진 장관도 19일 민주당과 최고위원회에서 “옛날의 독점 개념과 글로벌 시대의 독점 개념은 다르다. 이미 삼성에 르노가 투자(70%)했고, 현대도 다임러 크라이슬러에 소유가 분산(10%)돼 있다”고 말해 현대의 대우차 인수에 문제가 없음을 시사했다.
현대차 단독 응찰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이근영 금감위원장도 “채권단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엄 총재의 발언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정부의 진의 정부는 이처럼 ‘현대카드’를 내세우고 있지만 내심 현대차의 대우차 인수를 껄끄러워 하고 있다.
정부가 진짜 현대에 대우차를 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임러 포기시 GM-피아트 컨소시엄의 단독 입찰이 불가피해지며, 이 경우 협상이 GM에 의해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GM측은 지난 1차 입찰때 4조원 정도의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데다 이번 협상에서 가격을 추가로 후려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의 반응 현대차의 정 회장은 “정부 입장도 고려해야 겠지만 지금은 회사의 경영안정이 더 중요하다”며 “대우차 모델이 현대차와 중복되며, 자금사정에 한계가 있어 대우차 인수가 어렵다”고 밝혔다.
김동진 현대차 상용차부문 사장도 “현대차 혼자서 대우차를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다임러가 인수에 부정적이어서 계속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또 “대우차 인수전에 참여할 여력을 가진 해외 자동차 업체가 없는 실정이며, 주가하락문제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부의 현대 끌어들이기는 사살상 어려울 전망이며, 정부는 새로운 협상 카드를 내놓아야만 될 형편이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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