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간의 베이징 기행과 맛 있는 베이징 카오야(고鴨, 구운 오리)를 두고 시안(西安)으로 날아갔다.중국경제가 좋아서인지 소비수준이 높아져서인지 좌석은 만원이었다. 친링(秦嶺)산맥과 황허(黃河) 사이 협곡을 따라 날아가는 항공기는 2시간 여 만에 시안셴양지창(西安咸陽機場)에 도착했다.
시안 중심지까지는 50km. 7월 10일. 낮 최고기온은 섭씨 38도. 황토 먼지는 시야를 잔뜩 흐리게 했다. 황토문화지대의 중심지에 들어온 것이다.
사실 중국문화는 이 샨시성(陝西省) 일대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115만년 전부터 살았다는 란띠엔(藍田)인과 6,000년 전의 삶터를 보여주는 빤퍼(半坡)문화유적만 보아도 알 수 있다. 108종이나 있다는 유명한 시안 죠즈(餃子)는 저녁에 먹기로 하고 우선 시내의 남쪽에 있는 샨시역사박물관을 찾았다.
당대의 궁전양식으로 지은 커다란 본관 건물이 위압적이었다. 5년 간 관장직을 하고 있는 저우(周)교수(西北大學)도 패기만만했다. "소장 유물의 99%가 출토품이어서 회화 작품은 약간 빈약하다.
그러나 벽화 특히 당대 벽화는 중국박물관 가운데에서 제일 많이 갖고 있다"고 자랑하면서 2002년 2월 벽화관을 개관하면 다시 한 번 오라고 초청한다.
시대 구분에 따라 1층은 선사시대ㆍ상주(商周)ㆍ진(秦) 등으로 나눠 전시하였고, 2층은 한(漢)ㆍ위진남북조ㆍ수당(隋唐)ㆍ송원명청(宋元明靑) 등으로 나눠 전시하였다.
지하에는 회화실과 벽화 저장고가 있었다.
15개 고대왕조의 수도였던 이 지방의 유물을 모형ㆍ도표ㆍ사진 등과 함께 전시한 진열기법도 좋았다. 특히 벽화 저장고에서 귀한 실물벽화를 리(李)연구관의 설명을 들으면서 보았다.
완벽한 시설과 연구수준에 놀랐다. 이 샨시역사박물관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당대 조각이고, 그중에서도 1m가 넘는(109.5 ㎝) 석조천왕상(石造天王像) 또는 신장상(神將像)이다.
처음엔 석회암으로 조각했지만, 8세기 성당시대로 들어가면서는 백대리석 조상이 크게 유행하게 된다. 이 천왕상은 바로 그 무렵에 만들어진 것인데 소위 장안파(長安派) 백대리석상을 대표한다고 하겠다.
시안의 중심에 있는 쫑러우(鐘樓)에서 동쪽으로 20 ㎞ 정도에 있는 시안빤퍼(半坡)박물관 역시 현장 박물관이다.
1954년부터 1957년까지 5차례에 걸친 대규모 발굴작업 끝에 드러난 앙쏘우(仰韶)문화 빤퍼 유지(遺址)에 세워진 박물관이다.
1만㎡나 되는 이 유적지에서는 집터 45좌(座), 물품 저장 구덩이(穴) 200여 개, 도기 가마 6곳, 묘 250여 좌, 생산과 생활용구 1만여 점 등이 발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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