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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를 즐겁게 세상을 살맞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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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를 즐겁게 세상을 살맞나게

입력
200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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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5시 서울의 대학로. 기타를 맨 사람이 문예회관 대극장 앞 계단 위에서 신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삽시간에 2,300명의 관객들이 몰려든다. 이어 그는 사람들을 끌고 마로니에 공원으로 진입해 개그와 게임으로 사람들의 배꼽을 빼놓는다. 리키 마틴 흉내를 내다가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시중의 우스개거리가 바로 이어진다.자칭 '유머리스트'라는 윤효상(35)씨. 11년째 대학로에서 무료공연을 학 있는 윤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후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내다 일상이 답답해 1989년부터 대학로로 나섰다.

1998년 IMF때는 도심 공연도 했다. 힘들어 하는 모든 국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나 고민하다가 점심시간에 기타 하나 둘러메고 모그룹 사옥 앞으로 갔다. 점심식사 후 답답한 표정으로 모여 있는 사람들 앞에서 그는 30분간 공연을 했다. "시름에 겨웠던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는 거예요. 용기를 얻어 회사를 옮겨가며 6개월 가량 점심 공연을 했죠" 한번은 경비원에게 쫓겨 나는데 50여 명이 근처 공원으로 그를 따라와 다시 공연을 한 적도 있다.

대학로를 찾은 사람들 중에는 그를 노숙자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는 1남1녀를 둔 가장이며 KBS 열린음악회의 분위기를 돋우는 오프닝쇼를 4년 넘게 진행하는 인기 레크레이션 강사이다. 뿐만 아니라 매달 10명의 소년가장들을 후원하고 있고 초빙공연으로 받은 돈은 인천의 '즐거운 집'이라는 고아원에 기부하고 있다.

"대학로가 문화공간으로서 의미를 가질 때까지 공연을 계속하겠습니다"며 그는 다시 관객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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