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안너 빌스마가 바흐의 무반주첼로 모음곡을 들고 한국을 찾는다.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내한 공연으로 25일 부산부터 30일 서울까지 5회에 걸쳐 리사이틀을 갖는다.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가장 위대한 첼로곡'으로 요약될 이번 공연에서 빌스마는 바흐 시대 두 대의 첼로를 쓴다.
하나는 17세기 바로크 첼로, 다른 하나는 네 줄이 아닌 다섯 줄의 피콜로 첼로다. 바흐 시대 첼로는 오늘날의 것과 달랐다.
강철이 아니라 양 창자를 꼰 거트 줄을 썼고, 공중에 뜬 몸통을 바닥에 고정시키는 버팀쇠(엔드핀)가 없었다.
소리는 현대 첼로보다 작고 소박하지만, 훨씬 따뜻하고 부드럽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로의 성경'으로 불린다. 모든 첼리스트들이 경배하는 곡이자 가장 두려워하는 곡이기도 하다.
바흐 시대만 해도 바이올린의 못난이 사촌 쯤으로 여겨지던 첼로는 이 곡 덕분에 불멸의 지위를 얻었다. 그러나 100년 이상 오래 동안 잊혀졌다가 20세기 들어 첼로 거장 카잘스 덕분에 빛을 본 곡절 많은 곡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태생인 빌스마는 화려한 명성보다 음악적 깊이로 존경받는 연주자다.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자신만의 철학과 사색의 깊이를 담아 연주하는 이 노거장의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음반은 최고 명반의 반열에 올라 있다.
바흐 사망 250주년을 기리는 올해의 수많은 바흐 음악회 중에도 그의 이번 무대는 완벽한 바흐를 만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 이틀간 바흐 무반주모음곡 전곡(29일 1ㆍ3ㆍ5번, 30일 2ㆍ4ㆍ6번)을, 지방에서는 1ㆍ3ㆍ5번을 연주한다.
25일 부산문화회관 중강당, 26일 대구 문화예술회관, 28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 대강당,
29ㆍ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하오 7시 30분. 30일만 하오 3시. (02)599-5743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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