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융시장에서 한국 관련 채권과 주식예탁증서(DR) 등 ‘한국물’들이 휘청거리고 있다.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고유가와 반도체 가격 폭락에 ‘포드 쇼크’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은행 부실화가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해외시장에 퍼져 한국물을 처분하려는 개인과 기관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 가산금리는 급등하고 DR와 전환사채(CB) 가격은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5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스프레드)의 경우 이달 들어 1.30~1.41%포인트 선에서 움직이다 포드차의 대우차 입찰 포기의 영향으로 18일에는 1.62%포인트 뛰어올랐다. 10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도 15일 2.12%포인트에서 18일 2.21%포인트로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의 관계자는 “고유가 행진에 따른 성장 둔화, 원화 급락에 따른 환율 불안,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금리 불안, 대우차 처리 지연 등에 따른 구조조정 차질 우려로 외평채 가산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같은 악재들이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 기관들의 한국신용등급 판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포항제철, LG전자, LG화학, 현대자동차 등의 해외DR도 올들어 최저 가격 기록 경신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 DR는 14일 108.5달러에서 15일 102.75달러로 떨어졌다가 18일에는 93.13달러로 다시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4일(91.5달러) 이후 최저치다.
주택은행과 SK텔레콤 DR도 15일 각각 22.23달러, 23.00달러에서 18일에는 18.45달러, 20.56달러로 내려앉았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DR보다 거래 빈도가 낮은 CB나 고정금리채, 후순위채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해외 공모를 통한 국내 기업들의 외자유치 작업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재욱(李在旭) 한은 국제국장은 “최근 위기는 주로 정부 차원에서 다루기 힘든 외부적 요인들 때문에 닥친 현상으로 당장 효과적인 대응책을 내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그러나 불안심리만 진정되면 해외 한국물들도 반등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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