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민주당 의원총회는 3시간 넘게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국회 146호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의총에서 의원들은 지도부에 대한 고언과 함께 정국타개를 위한 백가쟁명식 해법을 제시했다.발언한 의원 13명과 당직자들은 너나 없이 “이대로는 안된다”며 말문을 열었지만 해법은 엇갈렸다. 당장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에 대한 특검제 도입 여부를 놓고서도 조순형(趙舜衡) 김경재(金景梓) 이종걸(李鍾杰) 정장선(鄭長善) 의원 등은 전향적 수용을 주장한 반면 함승희(咸承熙) 의원 등은 반대론을 개진했다.
특히 김경재 의원과 송훈석(宋勳錫) 김희선(金希宣) 의원 등은 “도덕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며 전날 최고위원회의 워크숍에 이어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부 장관의 사퇴를 거듭 거론 했다.
■ 박인상(朴仁相) 의원
집권당인데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회법 개정 문제가 첫 단추로 잘못됐다. 한빛은행 건에 대한 검찰발표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 박광태(朴光泰) 의원
답답하다. 초·재선의원도 할 소리를 했지만 이로 인해 당이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다. 정당이 조직체인데 마음에 안든다고 다른 목소리를 내선 곤란하다. 당이 전략을 갖고 대야 협상을 해야지 급하다고 여기저기서 딴 목소리를 내면 상대가 더 달려드는 것 아니냐.
■ 김민석(金民錫) 의원
무엇보다 국회의 즉각 정상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의약분업 문제, 남북 문제 등 모든 현안이 한빛은행 문제에 가려있다. 국정조사든 특검제든 전향적이고 애국적 입장에서 대야 협상팀이 판단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결정권과 전권을 주자.
■ 함승희 의원
특검제가 만병통치약인 양 생각하는 이가 있지만 특검이 다룰 사안의 성격에 달려있다. 우리는 특검을 정쟁을 푸는 차원에서 다룬다. 한빛은행 사건을 놓고 일부서 특검제를 주장하는데 과연 특검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 생각해 봐야한다. 언론이 문제 제기한다고 모두 의혹으로 볼 수 없다. 특검제를 남용하면 정작 필요할 때 “특검을 해봤자 결국 권력게임만 하는 것 아니냐”는 특검제 무용론자의 입장만 강화시켜줄 수 있다. 세풍사건 같은 것만 해도 당연히 특검제 사건인데 왜 여당사건만 특검제를 도입해야 하고 야당문제는 안되는가.
■ 김희선 의원
한빛은행 사건에 대해 국민은 아무도 안믿는다. 누군가가 책임져야 되겠다는 자세로 나와야 한다.
■ 박종우(朴宗雨) 의원
한빛은행 사건에 대한 검찰 발표가 전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문민정부 당시 YS는 아들을 구속시켰다. 뼈를 깍는 아픔 없이는 지지를 얻기 어렵다.
■ 조순형 의원
특검제를 도입해서라도 의혹을 풀어야 하고 국회법도 운영위로 되돌려야 한다. 새로운 진용으로 당직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 송훈석 의원
한빛은행 사건은 진상규명과 함께 도덕적 측면에서 대처해야 한다. 책임있는 자는 인사조치 해야 할 것이다. 선거비용 실사개입 문제는 야당의 이해를 구하는 것으로 끝내고 당직 개편으로 분위기를 쇄신하자.
■ 정장선 의원
한나라당을 무시해서는 정국운영이 되지 않는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자. 한빛은행 사건은 논리적으로 풀 문제가 아니다. 특검제를 검토해야 하며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통 큰 정치를 해야 한다.
■ 서영훈(徐英勳) 대표
어제 경의선 기공식에 갔더니 주한 외교사절은 뙤약볕에 앉아있는데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단상에 올라가 있더라. 이것이 과연 대통령을 바로 모시는 자세인지 한번 되짚어봐야 한다. 나 자신도 필요하다면 물러날 용의도 있다.
■ 이종걸 의원
한나라당 주장이 먹혀들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제 도입을 검토해야 할 단계다. 정국이 이렇게 된 데 대한 책임문제가 다뤄져야 한다.
■ 김경재 의원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라는 책을 보니 엄혹한 왕조 정치 하에서도 임금에게 직언했더라. 최고위원들이 대통령이 정한 가이드 라인을 넘지 못하는데 말이 안된다. 스스로 특검제 하자고 치고 나가자. 어떻게 이뤄낸 정권교체인데 개인적인 문제를 보호하려 드는가. 우리가 고문당하고 최루탄을 맞을때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사람이냐. 문제가 있으면 정권의 안보를 위해 몇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나온 얘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대통령께 보고하도록 하자.
■ 정균환(鄭均桓) 총무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토론할 수 있도록 가까운 시일내에 연찬회를 개최하겠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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