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무용의 다양한 흐름을 소개하는 '세계 무용축제'(SIDance)가 23일부터 내달 24일까지 한달 간 예술의전당ㆍ국립극장ㆍ세종문화회관 등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진다.올해로 3회째인 이 행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무용 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일반 관객을 위한 대중적 작품과 무용 매니아를 겨냥한 예술성 높은 작품을 안배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대극장 공연은 대중적이면서 예술적인 춤으로, 소극장 작품은 솔로와 듀엣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외국 14개 단체를 포함해 국내외 30여 단체가 공연한다. 98년부터 이 축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일본의 H. 아트 카오스 무용단, 프랑스 필립 드쿠플레 DCA무용단, 벨기에의 페드로 포웰스가 다시 초청됐다.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의 DCA무용단은 지난해 내한공연에서 '샤잠' 이란 작품으로 즐거운 현기증을 일으켰다.
'샤잠' 은 서커스와 춤, 영상과 실제, 몸의 움직임이라는 원초적 신호와 첨단기술이 뒤섞인 기발한 세계로 상상력에 불을 당기며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드쿠플레의 재기발랄한 안무는 프랑스에서 '드쿠플레스크' (드쿠플레 식)라는 새로운 낱말을 만들어냈을 정도다.
이번에 선보일 '트리통' 역시 유머와 독창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H. 아트 카오스 무용단의 지난해 '로미오와 줄리엣' 은 충격적이었다. 재일동포 여성 무용수 시라카와 나오코가 60분간 혼자서 로미오로, 또 줄리엣으로 춤추는 것을 보면서 객석은 전율로 얼어붙었다.
엄청난 에너지와 탐미적인 이미지의 격류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을 휩쓸었다. 이번에는 이 무용단의 대표작인 '봄의 제전' 과 최신작 '돌리' 를 갖고 온다.
페드로 포웰스는 카롤린 칼송 등 유명 여성 안무가 8명이 그를 위해 안무한 신작 '빈사의 백조 8인 연작' 을 서울에서 세계 초연한다. 서울 초연은 그가 원한 일이다.
그만큼 이 행사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테크노음악과 디스크자키, 현란한 조명의 스위스 링가무용단, 발레에 재즈ㆍ탱코ㆍ플라멩코를 결합한 자유분방한 몸짓의 파리재즈발레단, 일본의 중요무형 민속문화재 1호 하야치네가쿠라, 무용가와 타악기 연주자의 이색 듀엣인 이스라엘의 요시 융만, 프랑스 오를레앙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조셉 나주의 초현실적인 2인 무용극…. 무엇을 볼지 고르려면 한참 고민하게 생겼다.
한국 작품으로는 올해 프랑스 리용 댄스비엔날레(9월 8~30일) 초청작인 댄스시어터 온의 '데자뷔' (안무 홍승엽) 와 창무회의 '하늘의 눈' (안무 김매자)을 비롯해 젊은 무용가의 밤, 중견 안무가 신작 무대, 진주 지역 전통춤 명무를 소개하는 진주 명무전이 준비돼 있다.
공연문의 (02)7665-21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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