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체첸에 이 영광을 바칩니다 ." 17일 남자유도 페더급 결승에서 세계 챔피언인 프랑스의 방부다우를 한판으로 제압한 터키의 후세인 오즈칸(28)은 경기 후 전화에 휩싸인 고향 체첸을 목놓아 불렀다. 오즈칸은 "나는 체첸인이다"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체첸인들에게 전해 줄 것을 호소했다.그러나 체첸은 러시아군의 오랜 폭격으로 방송망이 파괴된 곳. 때문에 체첸에 살고 있는 그의 가족들이 우승 소식을 제때 접했는지는 불투명하다. 오즈칸은 러시아를 자극하는 말은 삼갔지만 "체첸을 사랑한다"며 나라 잃은 설움을 토로했다.
체첸은 전세계에서 '올림픽 휴전'이 지켜지지 않은 몇 안 되는 지역. 미국 등 강대국들도 러시아의 눈치를 보며 '인도적 조치'를 촉구할 뿐 개입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분리주의를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2차례나 체첸을 공격,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뤘다.
그러나 터키는 오즈칸의 다소 정치적인 발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터키인들은 이날 불가리아 출신의 나임 술레이마놀루가 올림픽 역도 4연패에 실패한 아쉬움을 달래면서, 오즈칸의 투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는 터키 역사상 두번째 올림픽 유도 메달리스트였다.
한편 이번 올림픽에 러시아 선수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체첸 출신 선수로는 레슬링 부이바사르 사이티예프가 유일하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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