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서 증시가 사면초가의 상황으로 빨려 들고 있다. 대규모 물타기 증자 등으로 가뜩이나 내성이 떨어진 국내 증시를 유가폭등, 반도체 폭락, 포드의 대우차 포기, 미국 증시 폭락이라는 대형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증시를 공황으로 몰아가고 있다.▲폭락하는 반도체 가격
증시 폭락의 서막을 알린 악재. 지난 7월까지만 해도 9달러선을 유지했던 64메가SD램 가격이 8월들어 비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주가폭락이 시작됐다.
반도체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기 시작한 외국인들이 한달 동안 삼성전자 주식 8,000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삼성전자는 38만원에서 18일 19만8,000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주가도 500선으로 내려 앉았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는 상황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증시의 최대 변수이다.
▲ 유가급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흔들어 앞으로도 증시 폭락을 가중시킬 최대의 위협 요소이다. 미국 텍사스 중질유 기준으로 30~34달러 수준의 고유가 체제가 계속될 경우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며, 이 경우 주가폭락은 예정된 수순이다.
18일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긴장 국면에 돌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뒤 아시아 주요 국가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것도 유가급등의 파괴력을 입증하고 있다.
▲ 미국 증시 폭락
미국 증시의 폭락은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황폐화 시키고 있다. 지난 4월17일 한때 100포인트까지 빠졌던 주가가 급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당시 미국 증시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일 증시에서는 미국 증시의 경우 '나스닥 3,200선도 위험하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반발 유입세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 포드의 대우차 포기:
한국 정부가 그동안 펼쳐왔던 구조조정의 전과정에 대해 회의를 갖게 만들고 있다. 결국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선다면 가장 큰 원인이 포드의 대우차 포기인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포드가 대우차를 포기한 직접적 이유는 포드의 내부적 요인이 아니라, 대우의 숨겨놓은 부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대우차 조기매각은 '물 건너'가고 증시 침체는 장기화할 수 밖에 없다. 포드의 대우차 포기는 S&P와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 기대도 날려 버렸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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