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TFT-LCD(액정화면), 2차 전지등 ‘차세대 첨단업종 3인방’이 호된 시련을 맞고 있다. 국내 산업계의 간판인 이들 3인방은 소형화·다기능화화하는 첨단 제품들에 필수적인 소재들이다. 반도체는 기억소자(칩)를, TFT-LCD는 깔끔한 화면을, 2차 전지는 휴대용 전원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가장 큰 문제는 휴대폰 배터리처럼 재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 업종이다. 국내에서는 삼성 SDI와 LG화학이 올들어 2차전지 대표품목인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설비를 대대적으로 확충했으나 불량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대만의 G사에 납품한 100만셀 규모의 배터리가 누액 등 불량으로 전량 리콜되는 수모를 당했다. 당초 LG화학은 이 업체와 올해부터 3년간 1억달러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었다.
삼성SDI도 사정은 좋지 않다. 최근 삼성전자는 호주 시드니에 공급한 올림픽폰(핸드폰) 배터리를 SDI 제품이 아닌 모 벤처기업과 일본 회사 제품으로 조달, SDI에 타격을 입혔다. 업계 관계자는 “SDI 제품의 불량률이 높아 같은 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조차 구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액정화면의 장래도 어둡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LG필립스LCD 등 국내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최근 액정화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이익률도 급락하고 있다. 불과 몇개월전만 해도 600달러에 달했던 14.1인치 SXGA 고가모델 가격이 최근 400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폭락이 심상치 않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수익률 급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30%대에 달했던 순익률이 현재 약 5%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올해와 내년까지 채산성 악화가 지속될 전망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는 올초 10달러대에 달했던 64메가D램 가격이 최근 6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출효자 품목이었던 반도체는 신규PC용 D램수요 감소,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연말까지 가격회복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간 가격등락폭이 30% 안쪽이면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다른 업계 관계자는 “D램 수요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는게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얼마전까지만해도 한달에 한번 가격을 조정하던 장기계약 업체들이 한달에 두번 이상 가격을 조정, 최근 급락하고 있는 현물시장 가격에 따른 채산성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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