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올림픽 참가였지만 제 복싱 글러브를 난민 어린이들이 스포츠를 할수 있도록 써 주십시오".독립국가로 인정받지 못해 이번 올림픽에 특별 초청으로 참가한 동티모르의 복서 빅토르 라모스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이 사인한 글러브를 올림픽구호기금(Olympic Aid)에 기증했다.
올림픽구호기금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기부한 각종 기념품을 경매로 팔아 호주 원주민과 전세계 불우 아동들을 지원하는 단체다.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서 4차례 금메달을 따낸 노르웨이의 올라브 코스가 회장으로 네덜란드 수영 스타 잉게 드 브루인의 수영복을 비롯해 시드니에 초청된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미국)의 사인이 담긴 티셔츠 등 기념품 1만여점을 이미 확보했다.
경매는 10월24일 열릴 예정이다. 코스 회장은 "라모스의 글러브는 뜻깊은 기념품"이라며 "그의 뜻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던 라모스는 동티모르 분쟁이 발발하자 독립운동에 투신, 인도네시아계 민병대로부터 '주요 제거대상'으로 꼽힐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개막식에도 선수 3, 임원 5명의 선수단 기수로 나와 관중들의 격려를 받았다.
이날 경기장의 관중들도 승패를 떠나 라모스에게 환호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가나 선수에게 2회 TKO로 패한 뒤에는 기립박수까지 보냈다. 라모스는 "링에 오를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자랑스럽다. 올림픽 참가를 허용해준 여러분들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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