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수영서 금메달 수와 같은 개수로 쏟아지는 세계신기록의 비결이 밝혀지고 있다.연일 쏟아지는 신기록의 비결은 바로 온몸을 덮어 물의 저항을 줄인 전신수영복과 첨단과학의 힘이 결집된 수영장. 과연 전신수영복과 시드니 아쿠아틱센터 수영장의 비밀은 무엇일까.
패스트 스킨(fast skin) '기록제조기' 이안 서프(호주)는 출발선에 서기 전 반드시 4명의 도우미가 필요하다. 발목부터 목까지 덮는 아디다스 전신수영복의 착용을 끝내기 위해서는 10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현재까지 세계신기록을 14번이나 갈아치운 서프는 마크 스피츠(미국)가 세운 역대최다세계신기록 경신 횟수(26번)를 깨뜨릴 수 있는 최대의 무기로 전신수영복을 꼽는다. 첫 날 2관왕이 된 서프는 전신수영복 신봉자이 통한다.
한 벌에 150달러가 넘어 20~30달러에 불과한 일반수영복의 5~7배나 비싸지만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해내고 있다. 상어 비늘을 모델로 만든 전신수영복은 첨단소재를 십자(+)로 엇갈리게 엮어 몸을 감싼다. 옷감은 가벼운데다 신축성이 워낙 탁월해 근육을 사용할 때 마다 따라 움직이며 허벅지 근육을 고정시켜준다.
더구나 V자 모양의 잔주름까지 잡혀있어 물이 수영복에 스며들지 않고 나선형을 그리며 수영복을 스쳐 지나간다. 이 덕분에 물의 저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패스트스킨'을 만든 스피도는 경기력을 3%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고 장담한다.(이 때문에 서프는 서피도란 별명을 얻었다)
4년전 애틀랜타올림픽 때 주부스타 미첼 스미스(아일랜드)가 몸통과 다리를 덮는 수영복을 입었을 때 우스꽝스러운 반응을 일으켰으나 이번대회에는 일반수영복을 입고 있는 선수가 이상해 보일 정도.
패스트 풀(fast pool) 홈부시베이에 위치한 인터내셔널 아쿠아틱 센터는 이름 그대로 전세계인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수많은 금메달리스트를 지도했던 호주 대표팀 돈 탤벗 감독은 "패스트 스킨이 아니라 패스트 풀에 진짜 비결이 숨어있다"고 주장한다. 서프나 수지 오닐이 지난 5월 대표 선발전에서 수영장의 도움으로 무더기 세계신기록을 냈다는 것.
6년 전 완공된 이 수영장은 장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깊은 곳이 3m로 일반적인 수영장보다 1m가 더 깊다. 옆 레인의 물살을 차단하는 첨단레인까지 설치돼 외부 영향을 적게 받는다.
또 결승점을 5미터 앞두고 레인이 눈에 잘 띄는 흰 색으로 칠해져 물 속에서도 쉽게 방향을 잡고 막판스퍼트를 언제 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 시스템으로 수온을 몸이 가장 유연해 질 수 있는 27도로 유지해 준다. 물을 오존으로 정화하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염소로 정화된 수영장은 경기 후 눈을 충혈시키거나 가벼운 두통까지 유발해 엄청난 골치거리였다.
/정원수기자 nobleli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