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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행 서바이벌 짝짓기

입력
2000.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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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 맨해튼 은행의 J.P 모건 인수 등 최근 잇따른 대형은행간 합병결정에 따라 미국 금융권의 몸집 불리기 경쟁이 치열하다.현재 진행되는 일련의 은행합병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를 떠나 철저한 사업다각화전략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이번 체이스 맨튼의 J.P. 모건 인수 사례에도 나타났듯이 신디케이트 론 및 벤처 캐피털 등에 강점을 지닌 체이스와 고객관리 및 주식투자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J.P.모건의 합병이 어느 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금융시장에선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고유의 업무영역이 무의미해진 현실에 비춰볼 때 종합금융업무를 제공하는 초대형 금융기관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한 상태다.

은행은 고객들로 하여금 마치 할인매장에서 물건을 고르듯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야 한다는 논리다. 또한 날로 규모가 커지는 부실여신 등 특정분야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이윤확보장치의 마련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금융전문가들은 조만간 치열한 인수합병을 통해 6~10개의 초대형 종합금융기관이 전세계 금융계를 주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아직 고유업무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 최대증권사인 메릴린치 및 리먼 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이 매력적인 인수합병(M&A)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은행의 원스톱 쇼핑화는 매력적인 ‘규모의 경제’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은행자신에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대출업무 등을 통해 고객에 대한 정보를 확보해 놓았다면 당연 해당 기업의 채권인수나 주식매입 등 업무에 있어 여타 경쟁자보다 한층 앞서 나갈 수 있다.

기업들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형은행의 탄생을 반기는 기색이다. 여신업무는 물론, 재테크 상담, M&A 등 복잡다단한 경영전략 수립 등을 하나의 은행을 통해 해결한다는 것은 비용·시간적 차원에서 엄청난 효율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많은 고객들이 여전히 특성화된 은행과 개별 거래를 원하고 있다는 반론이 일고 있다. 기업과 개인에게 은행은 자금융통 이상의 사업파트너란 점을 감안한다면 보다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은행과 거래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는 벤처기업 등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자신의 매출규모를 감안, 소규모 전문은행에 보다 친근감을 느낄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도 대형 종합금융기관에 대한 부정적인 요인중 하나다.

특히 월가의 전문가들은 대형은행의 이점을 인정하면서도 무분별한 덩치키우기에 앞서 전문영역 고수와 합병간 어느 것이 자신에게 적절한지에 대한 상황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로부터 분리된 뒤 뮤추얼 펀드와 온라인 증권거래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투자은행 챨스 슈왑이 좋은 예이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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