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은 낡은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재산증식 방법이다. 적은 비용으로 기존의 아파트를 더 넓은 새 아파트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재건축이 추진되면 20년 이상된 낡은 아파트 시세가 갑자기 껑충 뛰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 재건축 아파트 구입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부분이 ‘재건축과 대지지분’사이의 관계다.
■재건축과 대지지분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기존 아파트의 가치를 보고 돈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그 아파트의 대지지분을 구입하는 것이다.
아파트를 헐고 새로 짓게 되면 기존 아파트의 대지지분에 따라 조합원에 부여되는 무상지분과 추가부담금이 정해진다.
결국 낡은 아파트가 몇 평형인지, 층과 향이 좋은지 등의 조건은 재건축 아파트 투자시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
다만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헐리기 전까지 낡은 아파트를 전세 등으로 이용한다면 이런 조건들이 다소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화곡지구와 대지지분
재건축 대상지역인 서울시 5대 저밀도지구 중 가장 빠른 진척상황을 보이는 곳은 화곡지구로 지난 2월 개발기본계획변경고시가 확정됐다.
특이한 점은 재건축이 보통 단지별로 추진되는 데 비해 화곡지구는 여러 단지를 하나의 주구(住區)로 묶어, 주구 별로 재건축이 이뤄진다는 점.
지구내 대부분의 단지 규모가 적은 탓에 학교·공원용지 등을 개별 단지마다 각각 부담하는게 힘들었기 때문이다.
대지지분이 제각각인 여러 아파트 단지가 묶여 한꺼번에 재건축이 추진됨에 따라 비슷한 평형인 기존 아파트 간에 향후 새 아파트 배정시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예를 들어 3주구로 묶인 우신아파트 24평형과 흥진시범2차 22평형은 대지지분으로 따지자면 각각 21.9평, 22.1평으로 평형이 넓은 우신아파트가 오히려 대지지분이 적다.
그렇다면 시세는 어떨까?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우신 24평형은 1억 6,000만~1억 6,500만원, 대지지분이 이보다 큰 흥진시범2차 22평형은 불과 1억 2,500만~1억 3,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평당 대지지분 가격으로 따지자면 각각 731만원, 577만원. 1주구의 세림, 세운, 내발산주공의 경우도 평당 대지지분 가격이 각각 860만, 806만, 939만원에 형성돼 있다. 다만 주구별로 사업기간이 틀릴 수 있어 다른 주구에 속한 단지를 비교하기는 힘들다.
21세기컨설팅 한광호 과장은 “한 단지 내 같은 평형은 대지지분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부각되기 힘들었으나 화곡지구처럼 여러 단지가 함께 재건축되면서 대지지분 비교가 중요해졌다”며 “화곡지구 아파트 시세에 아직까지 대지지분에 따른 차이가 반영되지 않고 있어 일종의 틈새시장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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