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장님은 지금 칩거중.”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화의 기업 오너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가 본격화하자 부실 기업주들이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경영에도 거의 간여하지 않는 등 잔뜩 움츠리고 있다.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떨어지는 칼날을 손으로 막는 우(愚)는 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8월말 전경련 남북경제협력위원장에서 물러난 고합 장치혁(張致赫) 회장은 최근 경총 수석부회장 겸 전경련 부회장 활동도 일절 중단한 채 집무실에서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
한 측근은 “장회장이 대표이사 겸 이사회의장인데다 러시아와 중국등에 지인이 많아 간헐적으로 경영에 참여해 왔지만 이젠 손을 뗐다”며 “지금은 말을 아낄 때라고 여기는 것같다”고 전했다.
섬유산업연합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신원 박성철(朴成喆) 회장도 괜한 오해를 낳을까봐 대외활동을 삼가고 있다. 그는 휴가 때 마다 남미 해외 현지법인 등을 방문, 직원들을 격려했으나 올해엔 해외 출장도 자제하고 있다.
반면 진로의 장진호(張震浩)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물러나 출근은 하지 않지만 자구계획 이행을 위한 외자유치와 부동산 매각작업에 적극 참여하며 회사상황을 직접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의기업 1호인 진로는 내년까지 매달 1,000여억원선의 이자를, 2002년부터는 원금도 상환해야 한다.
한편 올초 워크아웃에 들어간 갑을방적의 박창호(朴昌鎬) 회장은 수출입조합 이사장을 사임한 후 상황변화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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