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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銀사건 재수사 '괴로운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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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銀사건 재수사 '괴로운 검찰'

입력
2000.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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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대해 전면 재수사 방침을 밝히고 나서도 여전히 행보가 무겁다.지난번 중간수사발표에 대한 여론의 불신과 냉소적 반응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고 검찰 내부에서조차 ‘수사 미흡’지적이 제기된 데다, 여권에서도 국정조사 수용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모든 상황이 수사진을 압박해들어오고 있기 때문. 한마디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수사결과가 나오더라도 검찰이 후유증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재수사로 외압 실체에 접근했다고 할 경우는 당초의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고, 반면 중간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단순 대출 사기극’으로 수사를 매듭짓는다면 “해명성 수사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실제로 국정조사가 이뤄질 경우 이미 의혹이 눈덩이처럼 부풀려진 상태에서 검찰의 신뢰성은 어떤 식으로든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특히 박지원(朴智元)문화부장관의 ‘보증 외압’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는 신용보증기금 전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가 국정조사에서 ‘의외의 물증’이라도 제시하는 경우엔 그야말로 속수무책인 상황이 된다. 여론에 떼밀려 특검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사건은 자칫 ‘제2의 옷로비 사건’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김각영(金珏泳)서울지검장은 그동안 줄곧 “대출과정에서 외압여부를 밝히기 위해 한빛은행 이수길(李秀吉)부행장을 밤샘조사하고 신창섭(申昌燮·48·구속)전 관악지점장과 대질신문까지 하는 등 할만큼 했다”며 수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해 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실 여신에 대한 ‘응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은행 지점장이 고작 4,000만원의 대출 사례비 때문에 불이익을 무릅쓰고 아크월드 대표 박혜룡(朴惠龍·47·구속)씨에게 466억원을 불법 대출한 동기에 대해서는 납득할만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본점 감사팀이 지난 1월 150억원이라는 무담보 여신을 적발하고도 감사를 중단한 이유 등도 마찬가지다.

아직 속단할 수는 없으나 재수사의 성패는 이같은 핵심의혹에 대해 검찰이 얼마만큼 명쾌하게 답을 제시하느냐에 달려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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