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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토비' 노숙자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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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토비' 노숙자에 당했다

입력
2000.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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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대표하는 방송인 BBC가 네덜란드 한 노숙자의 재빠른 아이디어에 당해 거액의 손실을 감내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사건의 발단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텔레토비’의 상표권을 둘러싼 법정소송이다.

지난 5년간 노숙생활을 해 온 네덜란드의 욘 야드나난징(사진)은 TV에서 우연히 텔레토비를 본 순간 인기를 예감하고 베네룩스 3국(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의 낙농제품, 어린이용 깁스 등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다. 당시에는 텔레토비의 인기가 지금처럼 치솟지는 않았었다.

BBC와 프로그램 제작업체인 렉돌 프로덕션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다가 얼마전 영국 몇몇 언론의 보도를 보고나서야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법원은 13일 야드나난징의 손을 들어 주었다. BBC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할 의사를 밝혔다.

세계 유수의 아동 관련 업체들로부터 텔레토비 상표 사용에 대한 거액의 로열티를 받아온 BBC이지만 이 지역 몇몇 품목에 대해선 미처 생각이 미치질 못했다.

야드나난징은 “당시 돈이 없어 스스로 상표법을 공부해가며 노력한 끝에 권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가 상표권 획득에 든 비용은 단돈 20달러다. 그동안 그는 잡지를 팔아 생계를 유지했고 지금도 암스테르담에서 장신구 노점상을 하고 있다.

야드나난징이 당장 돈방석에 오른 것은 아니다. 자본이 없어 자신의 상품을 생산해 판매할 수 있는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특정업체와 계약을 통해 로열티를 받는 방법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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