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사오마이’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15일 강풍과 호우가 몰아치면서 제방이 무너지고 수확기 농경지 수천㏊와 수백채의 가옥이 물에 잠기는 등 태풍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이날 오전 7시30분께 경북 고령군 우곡면 객기리 낙동강변에서는 수위가 올라가면서 보강 공사중이던 제방 60여m가 수압을 견디지 못해 무너져 내렸다. 이로 인해 농경지 67㏊(약 20만평)와 가옥 6채가 물에 잠기고 손터마을 등 의 주민 200여명이 긴급대피했다.
고령군은 제방수문을 막는 등 응급조치에 나섰으나 고령교 수위가 위험수위(11.0㎙)에 육박, 마을을 감싸고 있는 제방이 모두 붕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낙동강 하류 부산·경남지역에서도 창녕 280㏊등 480여㏊(약 144만평)의 논이 침수되고 500여㏊의 농경지 벼가 쓰러졌다.
낙동강 수위는 함안군 진동 등 낙동강홍수통제관리소의 측정지점 7곳 중 현풍, 수산, 삼랑진 등 4개 지점이 경계수위를 넘어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낙동강 수위가 치솟으면서 도로와 교량 침수도 잇따르고 있다. 낙동강이 역류하면서 경남 합천의 황강물이 불어나 청덕면 10개 마을로 통하는 길이 217m, 폭 4.5m의 청덕교가 15일 새벽부터 물에 잠기면서 주민 900여명이 고립돼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다.
전남에서도 광양 174㏊ 등 420㏊의 농경지 벼가 쓰려져 수확량 감소 등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전남 도내 985개 방조제 중 55년 이상된 노후방조제가 전체의 54%인 534개에 달해 이들 방조제가 유실될 경우 유역면적 3만7,000㏊의 농경지 벼의 침수피해가 우려된다.
또 제한수위에 육박한 주암댐이 13일 오후 3시부터 초당 700톤, 섬진강댐이 14일 오전 11시부터 초당 380톤, 장성댐과 나주댐이 14일 오전 11시부터 초당 200톤과 300톤의 물을 방류, 침수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사무소도 15일 오후 4시부터 초당 2,500톤을 방류하고 있다.
이에 앞서 14일 오후 3시15분께 경북 김천시 구성면 송죽리 앞길에서 이모(7)군이 하천에 빠뜨린 우산을 주우려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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