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피해를 가져온 ‘프라피룬’에 이어 10여일만에 훨씬 더 강도가 높은 ‘사오마이’가 찾아와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엎친데 덮친격’의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베트남어로 ‘금성(샛별)’을 뜻하는 제14호 ‘사오마이’는 시기와 강도로 볼 때 최악의 불청객이다.
이 태풍은 199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중 강도와 규모만으로도 최고격. 보통 한반도를 찾는 태풍 중심기압이 970~990hPa 정도인 데 ‘사오마이’는 945hPa를 유지한채 북상중이다.
중심기압이 1hPa 내려갈 때마다 해수면이 1㎝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할때 그 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사오마이’는 6일 사이판 동쪽 1,000㎞해상에 생겨난 뒤 더 늦게 발생한 15·16호 태풍이 소멸한 뒤에도 오히려 반경 700㎞대로 덩치를 키우면서 올라오고 있다.
중심부근 최대풍속도 엄청나다. 같은 위도상에서 초속 30㎙대였던 ‘프라피룬’보다 훨씬 강해 초속 39㎙에 달한다.
‘프라피룬’이 중위도 고수온대 때문에 에너지를 공급받아 다가올 수록 강도가 강해졌던 전례로 볼 때 상상을 초월한 강도로 우리나라를 덮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전면의 비구름대로 우리나라 주변에서 크게 확산될 것으로 보여 ‘프라피룬’때는 미미했던 호우 피해까지 우려된다.
태풍이 워낙 큰 덩치이기 때문에 북쪽의 한기와 만나면서 전면에 수렴대가 형성되고 수증기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사오마이’가 소멸된 15호 태풍 ‘보파’의 잔류 수증기마저 흡수한 채 북상중”이라며“전례없는 규모로 강풍과 비에 의한 2중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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