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경'을 비롯해 인쇄문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람회가 열린다.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31일 동안 충북 청주 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청주시 주최, 새천년준비위원회 등 후원으로 열리는 2000 청주인쇄출판박람회.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박람회에는 직지심경 영인본과 '반야심경'을 새긴 쌀알문자, 조선 초부터 광복 후까지 각종 교과서 등 희귀 고문서는 물론, 한국의 시대별 인쇄문화와 금속활자의 제작과정 등이 공개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에 만들어진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직지심경)'.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인쇄본은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소장돼 있어 일반인들은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박람회에는 최근 제작된 직지심경의 영인본이 전시되며 이와 함께 직지심경의 제작 전과정이 소개된다.
조직위원회(043_220_6859·www.cippexpo.com)는 이번 직지심경 영인본 전시를 계기로 관람객을 대상으로 '직지 찾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친다.
이는 프랑스에 있는 직지심경 원본이 하책(下冊) 1권에 불과한 만큼 국내에 남아있을 나머지 상책(上冊)을 찾기 위한 것.
표지에 '불조직지심체요절'이나 '직지심체요절' '직지' 등으로 표기돼 있고 표지 다음 장부터 왼쪽 상단에 세로로 '직지 상'으로 써있는 문서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박람회에는 또한 근동·아시아 지역의 최초문자 유물 전시도 열린다. BC 3000년께 수메르, 바빌로니아, 앗시리아에서 만들어진 점토판과 양피지로 만든 두루마리 성서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현미경을 통해서만 읽을 수 있는 '반야심경'이 새겨진 쌀알문자, 쇠뼈에 새겨진 갑골문자 등 희귀문자도 공개된다.
책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전시공간도 마련된다. 한국의 시대별 교과서와 '독립신문'을 찍어낸 인쇄기, 북한이 소장하고 있는 '리조실록' 400권 등이 전시된다.
또한 생텍쥐베리의 명작 '어린왕자'의 초간본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전자출판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출판체험도시'전에서는 컴퓨터편집출판(DTP)의 전과정이 소개되고 '조선왕조실록' CD롬 등 각종 미래형 책자가 전시된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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