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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高유가 항의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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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高유가 항의시위 확산

입력
2000.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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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결정에도 불구,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에서 시작된 유가인상 항의시위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영국에서는 12일 현재 전국 1만 3,000여 주유소 중 3분의1 이상의 재고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료를 사기 위한 사람들이 주유소마다 장사진을 치고 있는 등 전국적인 석유대란이 가시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공장과 유류저장소 등에서는 고유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와관련,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시위대의 유류세 인하요구를 불허한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고유가의 원인은 세금이 아니라 국제원유가격의 급등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시위대에 굴복, 정책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석유대란을 블레어 총리 집권 후 최대 산업위기로 평가하고 있는 영국 언론들은 현재 전국적으로 3,000여개의 주요소가 문을 닫았으며 앞으로 48시간 이내에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기름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고 전했다.

벨기에서는 이날 고속도로 전문운송노동조합(UPTR) 소속 대형 트럭 등이 브뤼셀의 중심부로 이어지는 도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벌여 브뤼셀 도심의 교통이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독일에서도 시위대가 유가인하를 요구하며 도로를 봉쇄한 사태가 벌어진데 이어 유가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국 운송망을 마비시키겠다고 위협했다.

네덜란드에서는 트럭들이 도로를 점거하며 산발적인 유가인상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폴란드에서는 운송회사 대표들이 유가인상에 대한 항의표시로 정유공장을 봉쇄하는 계획을 논의했다. 또 아일랜드에서도 아일랜드 도로운송협회가 연료세를 20% 인하하지 않으면 2일간 교통을 두절시키겠다고 위협, 버티 아헌 총리가 운송업자들과 만나 문제를 협의키로 했다.

한편 유가인하 요구 시위가 유럽대륙 전역으로 확산되자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긴급 각료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조스팽 총리는 유가문제는 매우 복잡한 사안으로 공조체제 구축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EU 회원국 교통장관들이 다음주에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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