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납꽃게 파문에 대한 중국 우다웨이 대사의 발언과 독극물방류 사건 조사결과와 관련한 미군의 사과및 시정조치를 들으면서, 우리는 당사국의 자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결국 국가안보 뿐 아니라 보건이나 환경문제에서도 강대국은 우월한 힘을 바탕으로 그들이 설정한 논리를 내세워 자국이익과 명예를 최대한 지키려 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다웨이 대사는 납꽃게를 만든 장본인이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밝혀지지 않았고, 동일한 중국회사가 일본과 미국에 수출하는 꽃게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왜 한국 시장에서만 납이 나오느냐고 반문했다. 바꾸어 말하면 납꽃게문제는 중국보다는 한국의 책임이라는 점을 외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중국대사의 이런 현실 인식에 우리는 매우 황당함을 느끼게 된다. 누구의 소행인지가 밝혀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은 꽃게에 납을 넣은 장소가 중국이었다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고, 그렇다면 중국은 범법자의 국적여부를 떠나 사태의 진상조사에 대한 책임의식부터 가져야 한다.
한편 시신 방부제용 독극물 무단 방류에 대해 미군당국이 행한 사과 및 시정조치 발표는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미군발표에서 제기된 두 가지 주장에서 우리와 사뭇 다른 미국식 문제해결방식을 발견하게 된다.
즉 미군측은 한국인 군무원에 의해 폭로된 한 차례의 방류사태만 인정했을 뿐이고, 그 분량도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허용기준 이내로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증거와 과학적 데이터를 내세운 미군측 주장을 반박할 생각은 없지만, 마치 미국 법정드라마에서 증거가 나올 때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얌체같은 피고인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비록 주둔군 영내에서 일어난 문제이지만 이런 일들이 한국인들의 반미감정을 부채질한다는 사실에 미국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만약 맨해튼에서 똑같은 일을 저지른 한국회사가 똑같은 주장을 한다면 순순히 이해할 것인지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문제에 접근하는 중국과 미국의 태도를 보면서 시급한 것은 우리 자체의 반성이다. 정부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첫째, 정부 스스로 식품 및 환경오염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관행화한다면 중국 수출업자나 미군당국이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관계당국은 유해품의 수입을 막기위한 통상외교를 치밀하게 벌여야 한다.
셋째, 이번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외교부와 해당부처가 증거와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해야 한다.
이제 안보나 외자유치만 외교의제가 아니다.해양수산부가 납꽃게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교섭을 벌인다는데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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