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8일 한빛은행 관악지점 불법대출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통해 이 사건을 ‘지점장과 기업대표가 공모한 대출사기극’으로 규정했다.1. 왜 '푼돈'받고 '큰돈' 줬을까
2. 감사후 '벌'대신 '상'이라니...
3. 李부행장 외압 정말 없었나
4. 466억을 다 사업자금에 썼나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거의 관련자 진술에만 의존한 것이어서 각종 외압설 등 대출 관련 의혹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석연찮은 거액 불법대출 동기
검찰은 전 관악지점장 신창섭(申昌燮)씨가 기존 대출원리금 198억원의 상환을 위해 사례금을 받고 466억원의 불법 대출을 해줬으며, 이수길(李洙吉) 부행장 등 은행 내부 압력은 물론, 박지원(朴智元) 문화부장관 등의 외부 청탁도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 발표대로라면 신씨는 불법대출금에 비하면 ‘푼돈’인 4,000만원을 받고 대출금 상환에 허덕이는 업체를 도와준 ‘자선금융가’다.
그러나 시중은행 지점장이 이 정도 사례비에 자신을 파멸로 내몰 것이 뻔한 수백억원대의 대출사기극을 벌였을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은행 본점의 묵인, 방조 등 개입 여부
검찰은 관악지점이 본점과는 무관하게 단독으로 불법대출을 해줬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올 1, 4월 두차례 은행 자체감사에서 관악지점의 과다 대출과 융통어음 할인 사실이 적발됐는데도 징계나 제재를 받지 않은 점은 본점 차원의 방조 또는 묵인이 있었다는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오히려 관악지점은 400억원대이던 여신 규모를 8월12일 현재 1,300억원대로 늘려 상반기 영업점 평가에서 비슷한 규모의 15개 지점 중 1위를 차지, 본점 표창까지 받았다.
◇이수길 부행장의 압력 행사 여부
검찰은 신씨와 이 부행장의 진술이 엇갈려 이 부행장이 압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대출 압력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씨는“1월 아크월드를 도와주라는 전화를 받았고 이후 감사에 따른 문책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행장은 8월 박혜룡씨의 방문을 받고 신씨에게 두차례 전화한 사실은 인정했다.
신씨가 박씨에게 이 부행장을 지목해 만나볼 것을 권유한 점, 이 부행장이 “박지원 장관 조카”라는 말만 듣고 선뜻 박씨를 만나준 점, 이 부행장이 관악지점에 전화를 건 사실 등은 모두 명쾌하지 않은 대목이다.
◇대출금 사용처
검찰은 업체들이 기존 대출금 상환과 어음변제 등 사업상 필요한 곳에 대출금을 썼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업체들이 1년 매출액보다 많은 돈을 모두 사업자금에 쓸 수 있느냐는 의문은 풀어주지 못했다.
6~7월 2개월 동안 불법대출금의 70%에 가까운 300억원이 집중 인출된 점도 사업자금이라는 설명을 무색하게 한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