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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 세계의 추석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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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 세계의 추석요리

입력
2000.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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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풍요를 자축하는 명절이 있다.그리고 우리의 추석에 '송편'이 있듯나라마다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고유의 먹거리가 있다.

중국인들은 추석 음식하면 단연 전통 찹쌀떡 '웨빙(月餠)'을 꼽는다.

중국의 추석은 우리처럼 음력 8월 15일, 보름달이 뜨는 날인데 음식들도 웨빙을 위시해 달처럼 동글동글한 것이 많다.

송편처럼 찌는 것이 아니라 빵처럼 화덕에 구워 만드는 웨빙은 밀가루와 기름을 섞어 반죽한 뒤 안에 소를 넣고 겉표면은 계수나무 모양을 한 나무절판으로 모양을 내는 것이 특징.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조그만 과자가 달을 씹는 맛이구나"라고 노래한 음식이다.

바삭바삭한 껍데기 안에는 팥, 대추, 달걀노른자, 야자열매, 연근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있다.

웨빙 외에도 중국인들은 중추절에 닭살 다진 것에 물밤을 넣어 동그랗게 빚은 주홍빛 닭요리를 즐겨 먹는다.

일본의 추석은 음력이 아닌 양력 8월15일이다.

'오봉'이라 불리는 일본의 추석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설날과 함께 2대 민속 명절. 직장에서도 15일을 전후해 5∼6일간의 연휴를 갖는다.

일본의 추석은 불교행사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제례 음식에는 고기나 생선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 오봉절에는 고기나 생선을 일체 배제한 재료만 사용하며 두가지 국과 다섯가지 야채요리(二汁五菜)가 두번에 걸쳐 상에 오른다.

음식을 담는 그릇도 불교식 제례답게 목기만 사용한다. 밤에 달이 뜨면 달 모양으로 빚은 쌀떡 '즈키미 당고'를 나눠 먹으며 친지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매년 11월 셋째 목요일인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우리의 추석과 성격이 유사하다.

미국인들은 이날 각지에 흩어진 가족들이 한데 모여 성대한 만찬을 갖는데 만찬의 필수음식은 잘 알려진 '칠면조 통구이'. 북미대륙에 최초로 이주한 백인들이 첫번째 수확을 거둔 뒤 인디언 손님들과 더불어 옥수수빵, 감자와 함께 먹었다고 해서 유래된 명절 음식이다.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미국 전체에서 자그마치 4,500만 마리나 되는 칠면조가 소비된다고 하니 미국인들에겐 얼마나 뜻 깊은 음식인지 짐작할 수 있다.

맛으로 치자면 그 흔한 닭고기만도 못한, 퍽퍽하고도 질긴 칠면조 고기를 먹으면서 그들은 새삼 선조들의 뜻과 은덕을 기리는 것이다.

/요리=프라자호텔 조리연구개발팀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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