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해역의 ‘고수온대’가 각종 적조와 태풍 피해 확산 등을 가져오면서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1990년대에 주기적으로 전세계적인 이상 기후를 몰고왔던 엘니뇨, 라니냐는 거의 소멸된 반면 북태평양 중위도 지역을 둘러싼 고수온대는 최근 들어 급격히 강화되고 있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1998년 봄철에 나타나 겨울철 고온현상을 일으켰던 중위도 고수온대가 올 7월부터 다시 강화, 최근 해수온도가 주변에 비해 2~3도 이상 높아졌다.
기상청은 “올 가을의 경우 고수온대의 영향으로 평년(12~22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겠다”며 “고수온대가 계속 활성화하면 겨울철에도 이상고온현상이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고수온대는 또 최근 남해안 전역에 확산하고 있는 적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립수산진흥원 정창수(鄭昌洙) 연구관은 “쿠르시오 난류가 고수온대의 영향으로 정상보다 1~2도 높은 수온을 유지한 채 우리나라 남해로 밀려오고 있다”며 “연안수와 만나 영양염류 증가 등 적조생물의 활동과 번식에 이상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고수온대는 지난달 31일 우리나라 전역에 큰 피해를 안겨줬던 제12호 태풍‘프라피룬’의 풍속을 강화시킨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수온대 현상은 지구온난화 등 여러 가지 설(說)만 있을뿐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중위도 고수온대가 버티고 있는 한 우리나라 주변의 기상시스템은 큰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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