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쓰러져가던 구 동독업체들을 인수, 일류기업으로 회생시키고 있다.베를린 도심에서 동남쪽으로 15㎞ 떨어진 슈프레 강변의 삼성 SDI 독일법인이 연간 4억5,000만 마르크의 돈을 벌어들이는 우량기업으로 변신했다.
컬러 TV용 브라운관을 만드는 이 공장은 동독 정권때 WF란 이름으로 운영되다 통일뒤인 1992년 단돈 1마르크(약 500원)에 삼성 SDI에 인수됐다.
통독전 한때 9,500명이 근무하던 동독 최대의 전자업체는 통일후 도산의 길을 걷고 있었다.
삼성SDI는 인수뒤 원가의식·품질의식, 소속감 결여 책임은 없고 권리만 있는 사회주의적 악습에는 메스를 댔고, 현지인 중심의 회사운영으로 노사화합을 이끌어냈다.
이 현지법인에는 독일인이 900명이지만, 한국인 관리자는 11명뿐이다.
이에 따라 생산량은 인수 당시 57만5,000개에서 올해 380만개로 7배, 매출액은 8,600만 마르크에서 4억5,000만 마르크로 5배 증가했다.
법인장 박태식(朴台植) 상무는 “올해 목표는 사상 최대규모의 세전이익(2,500만 마르크)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유럽내에서 최고의 기술과 최고의 효율을 갖춘 회사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코닝도 94년 인수한 구 동독의 FGT사를 만성적자 기업에서 4년 연속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브라운관용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 독일법인은 핵심인력 250여명을 차례로 한국 본사로 불러와 철저한 현장교육을 실시, 조기정상화의 기반을 다졌다.
매출은 94년 5,900만 마르크에서 2억6,500만 마르크로 급증했고, 거래선도 2곳에서 14곳으로 늘어났다.
박영구(朴泳求) 사장은 “2002년까지 연산 1,000만개의 생산체제를 구축, 2003년에는 명실상부한 유럽내 최고의 브라운관용 유리 생산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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