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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입력
200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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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국가원수와 정부수반 147명이 참석한 가운데 6일 개막된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연설이나 회담 등을 통해 국제정세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현안을 논의했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세계가 직면한 미사일 위협에 대해 러시아와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면서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추진에 관한 결정을 연기한 것은 미국과 러시아가 이 문제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약 90분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을 군축의 기초로 재확인하는 ‘전략적 안정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스트로브 탤보트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양측이 사상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발사의 사전 통보에 합의했으며 내년초까지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공동조기경보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관계자들은 또 양국이 북한, 이란, 이라크에서의 잠재적 미사일 능력을 공동으로 평가하는데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북한 대표단이 심한 몸수색을 당한 뒤 밀레니엄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한반도 문제는 가장 시급한 문제중 하나이며 우리는 북한 대표단의 정상회의 참석이 한반도 문제의 진전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유엔본부 =

■중동 평화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인가. 6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이슈중 하나인 중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임기중 마지막 유엔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가 무산위기에 처한 중동평화협정의 타결을 위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이 연설후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과 잇단 회담을 가졌으나 양측은 신통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클린턴은 바라크 총리와의 회담에서 “팔레스타인측이 오는 9월 13일까지 협상타결이 안될 경우 일방적으로 독립국가임을 선포키로 한 데다 미국의 대선이 임박한 만큼 시일이 촉박하다”며 “캠프 데이비드에서 논의됐던 사안을 조기에 종결하자”고 촉구했다.

클린턴은 또 아라파트 수반과의 회담에서도 “일방적인 독립국가선포는 이스라엘측을 자극할 우려가 높다”며 절충을 시도했다.

조 록하트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이 끝난 후 “발표할 만한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며 “앞으로 두나라 정상들과 추가접촉이 있을 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고위관계자도 “클린턴 대통령과 바라크 총리와의 회담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팔레스타인측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한 어떤 협상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협상난항사실을 내비쳤다.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중재노력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예루살렘의 법적지위문제임이 다시 확인됐다.

팔레스타인측은 예루살렘을 자신들의 수도로 인정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 반면 이스라엘측은 국내반발 등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같은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임기를 불과 5개월여 남겨둔 클린턴 대통령이 세계각국 정상들과의 바쁜 연쇄회담중에도 짬을 내 밀어붙이고 있는 중동평화정착 노력이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6일 개막된 밀레니엄 정상회의 첫날 러시아를 비롯 쿠바, 중국 등은 미국에 대해 잇단 비난을 퍼부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1972년에 체결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은 핵무기 통제체제의 기초”라며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추진계획을 비난하고 “우주공간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모스크바에서 갖자”고 제안했다.

또한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한 많은 회담을 갖기로 예정돼 있었다”며 “그의 방미취소 사건은 설사 기술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하더라도 러시아와 다른 나라들의 복잡한 외교적 노력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이 추진중인 NMD 체제를 직접 언급하지 는 않았으나 “세계는 이제 과거 냉전시대의 유습을 벗어나 상호신뢰와 협조정신에 입각한 새로운 국제안보개념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며 군사대국을 지향하는 미국을 간접 비난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세계 60억 인구의 80%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을 비롯한 부유국가들이 우리를 착취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뉴욕

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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